성시경 대표곡 '두 사람', 여전히 축가 인기 1위
수란, '두 사람'으로 '그 남자의 기억법' OST 참여
<제자가 스승보다 나은 것을 비유하는 ‘청출어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가수들은 선배 가수의 명곡을 자신의 색깔로 재해석하거나, 빛을 보지 못했던 노래를 다시 부르면서 그 가치를 재평가 되도록 만들기도 합니다. 편곡과 가수의 목소리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과 감성을 주는 ‘청출어람 리메이크’곡을 살펴봄으로써 원곡들도 다시금 조명합니다.>
가수 수란은 MBC 수목드라마 ‘그 남자의 기억법’ OST 파트4의 가창자로 나섰다. OST는 2005년 발매된 성시경의 ‘두 사람’을 리메이크했다.
드라마 ‘그 남자의 기억법’은 과잉기억증후군을 앓고 있어 가장 잊고 싶은 고통스러운 순간조차 매일 생생히 기억하며 살아가는 이정훈(김동욱 분)과 둘도 없는 절친의 죽음과 이로 인한 고통에서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소중한 기억까지 봉인해버린 여하진(문가영 분)의 운명적 만남을 통해 서로의 상처를 극복해가는 로맨스 드라마다.
◆원곡: 성시경 ‘두 사람’
성시경의 대표곡 중 하나로 꼽히는 ‘두 사람’은 2005년 4월 7일 발매된 정규 4집 ‘다시 꿈꾸고 싶다’의 수록곡이다. ‘타이틀곡보다 더 사랑받는 곡’으로 불릴 정도다. 특히 두 사람의 영원한 사랑을 읊조리는 가사 덕에 지금도 결혼식 축가로 흔히 사용된다.
2집 수록곡인 ‘좋을텐데’를 만든 윤영준이 작사·작곡한 ‘두 사람’의 악기 구성은 단출하다. 어쿠스틱 기타에 잔잔하게 얹어져 있는 성시경의 보컬이 음악 구성의 전부다. 덕분에 성시경의 정확한 음정과 박자감, 풍부한 표현력이 더욱 돋보인다.
성시경은 OST 가창자의 강자로 꼽힌다. 특히 주인공들의 러브 테마에 주로 성시경의 목소리가 사용되는데, 이는 특유의 미성과 달콤한 목소리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성시경의 색깔이 가장 잘 묻어있는 발라드 곡, 특히 달달한 ‘두 사람’은 드라마 OST로 사용되기에 안성맞춤이다. 실제로 영화 ‘수상한 고객들’(가창: 윤하), SBS ‘상속자들’(가창: 박장현), tvN ‘김비서가 왜 그럴까’(가창: 박서준)에 사용된 바 있다.
◆리메이크곡: 수란 ‘두 사람’
최근 방영 중인 MBC 드라마 ‘그 남자의 기억법’에서는 수란이 부른 ‘두 사람’이 실렸다. 최한솔, 키스 미 조이(Kiss Me Joy)가 편곡한 수란의 ‘두 사람’은 원곡의 간소한 악기 구성을 따르면서도 스트링과 피아노 선율을 더해 한층 감성적이고 아름다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풍성한 음악은 극중 인물들과 배경까지 감싸면서 입체적인 울림을 안겼다.
특히 곡의 초반 담담하게 풀어내듯 노래하는 수란의 목소리도 인상적이다. 성시경과는 확연히 다른 색깔이지만, 후반부에서는 수간의 특색 있는 기교가 가득 담겼다. 그간 여러 드라마 OST에 참여했던 만큼 안정적인 가창력으로 드라마 스토리와의 조화를 이루었다.
수란의 음색과 편곡 방향도 좋지만, 무엇보다 원곡의 가사가 마치 이 드라마를 위해 만들어진 곡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다. ‘두 사람’은 김동욱이 전 연인과의 추억을 회상하는 신에 삽입됐다. 죽은 전 연인을 잊지 못하는 김동욱의 상황을 ‘눈 감으면 잡힐 듯 아련한 행복이 아직 저기 있는데’ ‘기억할게 너 하나만으로 눈이 부시던 그날의 세상을’ 등의 가사가 그대로 설명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집중도를 높였다.
◆비하인드 스토리
긴 길을 함께 걸어가는 두 사람, 서로를 향한 따스하면서도 애달픈 감정을 담아낸 성시경의 ‘두 사람’은 최고의 축가로 꼽힌다. 실제로 성시경이 다른 지인들의 결혼식등에서 축가를 불러줄 때 이 곡이 항상 들어갈 정도라고.
박명수는 라디오에서 자신에게 의미 있는 노래로 이 곡을 꼽으면서 “제 결혼식 때 축가가 ‘두 사람’이었다. 성시경 씨가 직접 불러줬다”고 말한 바 있다. ‘무한도전’의 웨딩싱어즈 특집에 출연했던 성시경은 한 부부의 결혼식에서 직접 이 노래를 축가로 불러주기도 했다. 이밖에도 배우 엄태웅, 방송인 채령, 가수 백지영, 개그맨 샘 해밍턴, 강재준·이은형 부부 등의 결혼식에서도 성시경이 ‘두 사람’으로 축가를 불렀다.
성시경은 “축가를 부르는 건 의미 있는 일이다. 힘들고 불편함도 있지만, 막상 가서 보면 두 사람의 시작점이 정말 좋아보인다. (축가는) 가수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할 수 있는 제일 좋은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는 생각을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