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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타니’ 롯데 나종덕…이도류 실험 성공할까


입력 2020.04.23 07:39 수정 2020.04.23 10:44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지난해까지 2년 연속 롯데 준주전 포수 대우

올해 2군 무대 마운드 올라 투수 실험 병행

올 시즌 투수와 포수를 병행하게 될 롯데 나종덕. ⓒ 뉴시스 올 시즌 투수와 포수를 병행하게 될 롯데 나종덕. ⓒ 뉴시스

지난 시즌 롯데 안방을 책임졌던 나종덕이 올 시즌 마운드에 등장, 야구팬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나종덕은 지난 22일 김해 상동구장에서 열린 NC와의 2군 평가전에 투수로 나서 2이닝 3피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2017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전체 3순위)에 지명돼 롯데 유니폼을 입은 그의 본래 포지션은 포수. 실제로 그가 지명됐을 당시 롯데 구단에서는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포수 인재”라고 큰 기대감을 실었다.


기회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롯데 주전 포수였던 강민호가 2018년 FA 재자격 취득 후 삼성으로 이적하며 안방에 구멍이 발생한 것.


곧바로 주전 경쟁에 들어간 나종덕은 안중열, 김사훈 등을 제치고 지난해까지 2년 연속 100경기 이상 출장하며 사실상 준주전급 대우를 받았다.


그러나 결과는 ‘낙제점’이었다. 수치화되지 않는 투수 리드에서부터 불안감을 노출했던 나종덕은 블로킹과 도루 저지 등 포수의 기본 덕목들마저 기량 미달이었고, 급기야 1할대 초반 타율에 허덕이며 그 어느 것 하나 만족을 주지 못했다.


물론 나종덕의 어린 나이를 감안하면 1군 마스크를 쓴 것 자체가 기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실제로 포수는 야구의 전체 포지션 중 성장 속도가 가장 느리고, 많은 경험을 필요로 한다. 이제 막 스무 살에 접어든 유망주에게 1군 안방마님 역할을 맡긴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었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야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성공사례인 SK 하재훈. ⓒ 뉴시스 야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성공사례인 SK 하재훈. ⓒ 뉴시스

그런데 롯데는 여기서 파격적인 실험에 나섰다. 지난해 말 팀을 이끌게 된 성민규 단장은 투수로서의 가능성을 엿봤고, 곧바로 나종덕을 담금질 후 2군 무대에 등장시켰다.


그렇다고 포수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이에 대해 롯데 측은 “어린 나이에 1군 무대 올라 부담이 너무 심했다. 당분간 투수와 포수를 병행하면서 알맞은 옷을 입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투타겸업의 ‘이도류’를 하게 된 나종덕이다. 이를 두고 롯데 팬들은 ‘이도류’의 대명사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를 빗대 ‘덕타니’라 부르며 다시 한 번 기대감을 심어주고 있다.


야수에서 투수, 투수에서 야수로의 포지션 전향은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다. 과거 제 포지션에서 한계를 맛봤던 적지 않은 선수들이 도전에 나섰으나 성공적으로 새 옷을 갈아입은 사례는 김응국, 이호준, 채태인, 나성범, 이형종 정도뿐이다.


특히 야수에서 투수 전향은 더욱 힘든 작업이다. 그렇다고 아주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혜성처럼 등장해 SK 마무리 자리를 꿰찬 하재훈의 예도 있기 때문이다. 과연 ‘덕타니’ 나종덕의 투수 실험이 어떻게 귀결될지 롯데팬들이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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