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 보험사 RBC비율 269.5%…전분기 대비 악화

생·손보 RBC비율 동반 하락…"가용자본 감소·요구자본 확대 영향"

푸르덴셜생명·AIG손보 '건전성 양호'-'최하위' DGB생명-MG손보

RBC비율 변동 추이ⓒ금융감독원

지난해 말 국내 보험사들의 지급여력(RBC)비율이 전분기 대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9년 12월 말 보험회사 RBC 현황'에 따르면 보험회사의 RBC비율은 269.5%로 1분기 전인 같은 해 9월말(286.9%)보다 17.4%p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생보사(301.2→284.6%)의 경우 16.5%p 감소했고 손보사(260→241.2%)는 18.9%p 하락세를 나타냈다.

RBC비율은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수치화한 것으로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다. 보험업법상 RBC비율은 100% 이상 유지해야 하며, 금융당국은 150%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RBC비율이 떨어질수록 건전성이 악화됐음을 의미한다.

이같은 보험업권 RBC비율 하락세는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평가손실 등 기타포괄손익 감소(-2조7000억원)와 주주 현금배당예정액이 반영되면서 보험사 가용자본이 4조원 가량 감소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운용자산 증가와 변액보증위험액 산출기준이 강화되면서 요구자본이 2조1000억원 증가한 부분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개별사 별로는 푸르덴셜생명(생보사)과 AIG손보(손보사, 재보험사 제외) RBC비율이 각각 424.3%, 423.1%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보사의 경우 푸르덴셜(424%), 오렌지라이프(393%), 카디프(365%), 처브(344%), 삼성생명(339%), 교보생명(338%), 라이나(305%), 교보라이프(305%) 등 8개 보험사 RBC가 300%를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최하 DGB(169%)를 비롯해 DB(176%), IBK(178%), 흥국(186%), 농협생명(192%) 등 5개 생보사 RBC 비율이 100%대 수준으로 재무건전성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11개 손보사 가운데서는 삼성화재가 309.8%로 가장 높았으며, DB손보(223.8%), 현대해상(213.6%), 메리츠화재(202.9%)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MG손해보험은 RBC비율 117.1%로 여전히 최하위를 기록했다. 더케이손보(127.7%)도 전분기 대비 41%p 하락하며 RBC비율 규제한도에 가까워진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험사 RBC비율이 보험금 지급의무 이행을 위한 기준인 100%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면서도 "향후 RBC비율 취약 등이 우려되는 경우 위기상황분석 강화 및 자본확충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재무건전성을 제고토록 감독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