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3표 중 1차서 과반 82표 얻어 당선 확정
"더 이상 원내대표 선거 없다" 배수진
전해철, 친문핵심 내세웠지만 72표로 석패
다양성·협치 강조한 정성호는 9표에 그쳐
김태년 의원이 21대 국회 민주당 1기 원내대표로 7일 선출됐다. 김 의원은 1차 투표에서 전체 163표 가운데 정확히 과반인 82표를 획득해 결선 없이 당선됐다. 지난해 원내대표 경선에서 패한 뒤 재도전 끝에 거둔 승리다.
김 의원은 ‘성과’와 ‘재도전’이라는 이성과 감성을 동시에 자극하는 전략을 썼다. 기조연설을 통해 “경제정책을 잘 알고 많이 다루어본 제가 위기를 극복하는데 적임자라고 감히 말씀드린다”며 “일하는 국회를 만들고, 적극적인 대야협상으로 성과를 낼 사람, 저 김태년”이라고 강조했다.
연설 말미에 김 의원은 “이번 원내대표 선거가 재수다. 낙선 후 성찰의 시간 동안 많은 의원들을 만나 속 깊은 말을 들을 수 있었다”며 “제게 원내대표 기회를 준다면 모든 역량과 열정을 불태우겠다. 더 낮은 자세로 의원들 한 분 한 분 받들어가며 소통하고 반드시 성과를 내겠다. 제게 더 이상의 원내대표 선거는 없다”고 배수진을 쳤다. 이는 사전 배포된 원고에는 없는 내용이었다.
선거 공보물에는 당선자 163명의 모두의 얼굴사진을 담았다. 지난해 원내대표 경선에서 승리했던 이인영 전 원내대표의 공보물을 벤치마킹한 셈이다. 당선자 총회 전 자신의 의원실 방에서 소리쳐 연설문 낭독 연습을 하는 모습이 포착되는 등 꼼꼼하게 준비했다는 후문이다.
경쟁자였던 전해철 의원은 ‘섬기는 리더십’과 ‘당정청 소통’을 내세워 지지를 호소했다. 전 의원은 기조연설에서 “(참여정부) 집권 후반기부터 청와대와 여당의 균열이 노골적으로 표출되며 당청 관계가 어려워지기 시작하자 부처와 관료들이 일을 하지 않게 되고 대통령의 국정 수행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며 “다시는 그런 아픔을 겪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일부 당선자들은 이 대목에서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기조연설에 앞서 준비한 영상물에서는 자신의 홍보영상 대신 163명 의원의 사진과 슬로건을 넣는 전략을 구사했다. 각 당선자들의 공약을 이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뜻을 보이기 위해서다. 전 의원은 “정치적 슬로건과 신념이 헛되지 않게 노력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72표를 얻어 결선까지 가지 못하고 석패했다.
비주류로서 다양성과 포용성을 강조했던 정성호 의원은 9표 획득에 그쳤다. 기조연설에서는 “사법연수원 동기인 이재명 지사를 도왔다가 지금까지 욕을 바가지로 먹고 있다” “투표장에 들어가면 (친분은) 싹 다 잊어라. 누구 찍었는지 아무도 모른다” 등 유머코드를 넣어 많은 호응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친문이 장악한 민주당에서 비주류로써 한계가 드러났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