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느그가 롯데가” 새로이 돌아온 롯데 ‘뒷심 충전’


입력 2020.05.08 00:53 수정 2020.05.08 08:30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KT와의 개막 원정시리즈 3연전 중 2경기 종반 역전승

지난해 ERA 9위 불펜도 탄탄...늘 밝은 더그아웃 분위기 한몫

손아섭 ⓒ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 ⓒ 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가 특유의 컬러를 벗어던지며 원정 개막 3연전을 쓸어 담았다.


롯데는 7일 수원 KT위즈파크서 펼쳐진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원정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7회초 손아섭의 역전 결승 3점 홈런으로 7-3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개막 3연전 '스윕'만 놓고 보면 2007년 이후 13년 만이다.


‘롯데 킬러’ KT 선발 배제성에 눌려 6회까지 1득점에 그친 롯데는 1-3 뒤진 7회초 역전에 성공했다. 7회초 1사 1루에서 배제성이 내려가고 김민수가 등판한 뒤 민병헌 안타로 1사 1,2루 찬스를 잡았다.


전준우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끝이 아니었다. 손아섭이 있었다. 손아섭은 김민수의 높게 형성된 초구 포크볼(시속 131km)를 공략, 오른쪽 담장 넘어가는 역전 스리런 홈런을 터뜨렸다. 1회 선취점 이후 무득점으로 침묵하던 롯데는 홈런 한 방으로 4-3 역전에 성공했다.


개막전 승리가 오버랩되는 순간이다. 롯데는 어린이날 개막전에서도 KT에 1-2 뒤진 7회초 마차도의 깜짝 스리런으로 스코어를 뒤집고 7-2 승리했다. 지난해 7회 이후 역전승이 한 손에 꼽힐 만큼 뒷심이 약했던 롯데가 개막시리즈에서 2경기나 짜릿한 종반 역전을 일궜다.


포기하지 않는 롯데 타선이 쏜 홈런의 가치를 지킨 불펜 또한 지난해와 사뭇 달랐다.


지난해는 종반 따라 붙어도 배터리가 어이없게 무너지면서 전의를 상실하게 했다. 지난해 롯데 불펜은 평균자책점 9위(4.67), 홀드 9위(47개), 세이브 10위(16개) 등 최악의 수치를 찍으며 팬들로부터 “느그가 프로가”라는 치욕적 평가를 받았다.


올해는 개막 시리즈부터 포수 수비가 안정된 가운데 불펜도 무실점을 기록, 역전 스리런의 가치를 살려내며 승리를 따내고 있다. 롯데 불펜은 개막전 첫 경기와 세 번째 경기에서 모두 무실점 호투했다. ‘강철 불펜’으로 기대를 모았던 KT 불펜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손아섭 ⓒ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 ⓒ 롯데 자이언츠

롯데가 이렇게 뒷심을 충전한 배경에는 뒤지고 있을 때도 꺼지지 않는 밝은 더그아웃 분위기가 크게 자리한다. 일반적으로 팀이 끌려갈 때 더그아웃은 조용하기 마련이지만 롯데는 뒤지고 있을 때나 앞서 있을 때나 더그아웃에서 활기가 넘친다.


경기 흐름에 상관없이 더그아웃에서 즐길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선수들도 움츠러들지 않고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타석과 마운드에 선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선수들끼리 나눴던 “사고 한 번 치는 거 아니냐”라는 자신감 넘치는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는 바탕이 된다.


꼴찌로 추락했던 지난해와 사뭇 달라진 롯데가 팬들이 바라는 프로의 모습으로 새로이 돌아왔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