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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사태] 민주당·당사자는 '버티기'…야당·전문가들 '십자포화'


입력 2020.05.13 14:10 수정 2020.05.13 14:18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윤미향, '조국 소환'에 '친일 프레임' 씌워 대응…김두관 등 거들어

하태경 "일본과 싸우는 단체는 회계부정을 해도 괜찮다는 이야기?"

조수진 "이게 이념의 문제인가…조국 한마디에 벌떼처럼 일어나네"

전문가들 "기업이 회계 이 따위로 하면 작살나", "적나라한 의식 세계"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자 (자료사진). ⓒ뉴시스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자 (자료사진). ⓒ뉴시스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자가 과거 정의기억연대(정의연)·한국정신대대책문제협의회(정대협) 활동 과정에서 기부금을 유용하고 할머니들에 한일 위안부 합의 내용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당사자인 윤 당선자와 여당 인사들이 관련 의혹을 엄호하며 '버티기'에 들어가자 야당과 일부 전문가들은 이들을 향해 십자포화를 가했다.


윤 당선자는 자신에게 제기되는 의혹들에 '조국 소환'과 '친일 프레임'으로 맞서는 모양새다. 그는 "6개월간 가족과 지인들의 숨소리까지 탈탈 털린 조국 전 법무장관이 생각난다"고 언급하는가 하면 "굴욕적인 한·일 위안부 협상을 체결하고 사과 한마디조차 하지 않은 미래통합당과 일제에 빌붙었던 노예근성을 버리지 못한 친일 언론에 맞서겠다"고 주장했다.


윤 당선자의 친일 프레임에 여권의 잠룡으로 꼽히는 인사가 거들기도 했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친일·반인권·반평화 세력이 최후의 공세를 하고 있다"며 "굴욕적인 한·일 위안부 합의를 했던 통합당, 일제와 군국주의에 빌붙었던 친일언론, '위안부는 매춘'이라는 친일학자들이 총동원 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수진 민주당 서울 동작을 당선자는 "일부 언론과 친일 세력의 부끄러운 역사 감추기 시도가 도를 넘고 있다"며 "흠집 내기가 일제강점기의 천인공노할 과거사까지 덮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피해 당사자와 전문가들의 합리적인 의혹 제기를 '친일'로 매도해 돌파구를 마련해 보려는 이들의 움직임에 강도 높은 비난 세례가 쏟아졌다.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본과 싸우는 단체는 회계부정을 해도 괜찮다는 이야기인가"라며 "언제부터 회계투명성 문제가 친일이 됐나, 그게 공공 NGO를 감독했던 행정안전부장관 출신 김두관 의원이 할 소리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하 의원은 "정의연의 회계투명성은 행안부와 국세청조차 문제가 있다며 추가 자료제출을 요구한 사안으로 김 의원의 주장대로라면 회계 재공시를 명령한 국세청과 기부금 모금 사용내역을 제출하라고 한 행안부조차 친일세력이 되는 것"이라며 "김 의원은 국민과 언론의 정당한 요구조차 친일세력의 공세로 매도하고 있다. 친일몰이를 중단하라"고 일침을 가했다.


조수진 미래한국당 대변인은 윤 당선자의 '조국' 발언에 주목했다. 그는 이날 논평을 통해 "놀랍게도 여당이 엄호에 나선 시점이 윤 당선자가 자신의 처지를 조국에 빗댄 직후이다. 조국이란 한 마디에 앞 다퉈 나선 것으로, 역시 여권의 대주주는 조국"이라며 "시민단체의 공금 부실 관리 의혹을 밝히는 것이 보수와 진보로 나뉠 이념의 문제인가, 조국 한마디에 벌떼처럼 들고 일어난 여권 인사들은 이에 대한 답부터 내놔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논란의 가장 큰 원인이 된 정의연의 부실 회계 논란에 대한 전문가들의 지적도 잇따랐다.


이한상 고려대 경영대 교수는 "기업이 회계를 이 따위로 하면 금융감독원 감리로 작살난다. 기업 대표들은 이런 걸로 검찰에 고발도 되고, 횡령·배임·탈세 3종 세트로 빵도 자주 다녀온다"며 "잘못된 회계가 있다면 수정하고 사과하면 된다. 이렇게 쉬운 걸 좌파도 우파도 그저 우리편이 얼마나 공이 큰데 하며 과를 덮자고 징징거리며 법 위에서 놀려고 한다. 데칼코마니"라고 비판했다.


이날 윤 당선자의 남편이 "이용수 할머니가 목돈 때문에 태도를 바꿨다"는 취지의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 삭제한 것을 두고 이한상 교수는 "이 사람들 원래 이렇게 찌질하고 궁상 맞은 사람들인가, 할말·안할말·못할말이 있는 건데 막 나간다"라며 "할머니가 자손들 걱정에 목돈이 필요해 저랬을 것이라는 부분에서 패륜의 구취가 느껴진다. 잔잔한 파장이 아니라 큰 역풍이 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교수는 "그걸 바라고 이런 도발을 계산한 것인지는 잘 알지만 싸움질이 생업인 사람들이라 국회의원의 부인을 두고도 이 정도 치졸한 발언이나 옮기는 걸 보니 참 딱하다"고 일갈했다.


참여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을 지냈던 김경율 회계사는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정의연 운동의 대의를 따지는 자리인가, 정의연의 회계처리, 그에 따른 공시에 대한 의문점을 제기하는 것"이라며 "정말 조국 사태와 더불어 우리 시민사회의 적나라한 의식 세계를 접한다"고 꼬집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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