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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 코로나 '1호 백신'될 수 있을까


입력 2020.05.22 00:00 수정 2020.05.21 22:43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모더나, 임상시험 '중간결과' 발표로 혼선

기본 요건은 갖췄다는 평가지만

'최종결과' 지켜봐야 하는 상황

백악관‧모더나 '유착 의혹'도 불거져

한 연구원이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를 하는 모습. (자료사진) ⓒ데일리안

코로나19 관련 '1호 백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미국 바이오업체 '모더나'의 주가가 연일 출렁이고 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학수고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모더나 측이 임상시험 '중간결과'를 발표해 이목을 집중시켰지만, 아직 밝혀지지 않은 연구 내용이 많아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0일(현지시각) 모더나 주가는 전날보다 2.5% 상승했다. 앞서 모더나가 중간결과를 발표했던 지난 18일에는 20% 폭등했고, 연구 내용에 의구심이 제기된 다음날에는 10% 급락했다.


'미래 가치'를 반영하는 주가가 연일 출렁인다는 건 모더나 백신의 불확실성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모더나 창업자인 누바르 아페얀 모더나 회장은 이날 미 경제방송 CNBC에 출연해 "현실과 다른 데이터는 절대로 내놓지 않을 것"이라며 "회사가 이용할 수 있는 데이터 범위 안에서 (연구결과를)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모더나 '중간결과' 관련 3가지 의문점
스탯 "공개한 것은 대부분 데이터가 아니라 말뿐"


앞서 미국 의학 전문매체 스탯(STAT)은 모더나의 중간결과 발표에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의 효능을 입증할 핵심 정보들이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스탯이 의구심을 제기한 부분은 △피시험자 전원의 중화항체 형성 여부 △중화항체 형성자의 연령대 △중화항체 지속 여부 등이다.


모더나는 중간결과 발표에서 임상시험에 참가한 45명 중 8명에게서 중화항체가 생겼다고 밝혔다. 중화항체는 채내 침투 바이러스와 결합해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항체로, 중화항체가 있어야 재감염을 막을 수 있다.


문제는 모더나 측이 '중화항체 8인'의 나이는 물론 나머지 37명의 중화항체 형성 여부도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고령자가 코로나19에 더 취약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화항체가 형성된 사람들의 나이를 밝혔어야 한다는 평가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45명 중 8명만 중화항체가 나온 건지, 8명 만 검사해서 8명만 (중화항체가) 나온 건지 혼동된다"며 "45명 중 8명을 제외한 37명의 중화항체 결과도 아직 안 나왔다"고 말했다.


아울러 피시험자 8명에게서 확인된 중화항체의 지속 여부에 대해 검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화항체 형성에 성공했더라도 항체가 상당 기간 지속되지 않을 경우 감염 예방 역할을 충실히 이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 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기모란 국림암센터 교수는 "백신 접종 이후 항체가 몇 개월 지나고 없어지는 경우도 있고, 한 2~3년 있다가 없어지는 경우도 있다"면서 "이번 시험의 경우 처음 백신을 투여하고, 한 달쯤 뒤에 다시 한 번 투여한 것으로 안다. 항체가 오래가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이 치료제 개발을 위한 약물재창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자료사진). ⓒ뉴시스
백악관과 모더나의 '수상한 연결고리'
모더나 경영진, 주가 폭등 당시 200억 '잭팟'


일각에선 모더나의 중간결과 발표가 '돈 문제'와 얽혀 있을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왔다.


실제로 로렌스 킴 모더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연구 중간결과 발표로 주식이 20% 상승했던 지난 18일, 스톡옵션 24만 주를 행사해 하루 만에 200억 원을 꿰찼다.


백악관 코로나19 백신 관련 태스크포스 책임자인 몬세프 슬라위 박사가 모더나 이사진 출신이라는 점도 의혹을 키우는 요소다. 슬라위 박사는 지난 15일 기준으로 120억 원 규모의 모더나 스톡옵션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더나 측은 유착 가능성을 부정하며 조만간 발표될 최종 연구결과를 지켜봐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모더나의 백신 임상시험을 안토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감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이 책임지고 있는 만큼 최종 연구결과를 통해 제기된 의혹을 불식시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전문가 "연구결과 지켜보며 추가 논의해야"


전문가들은 중간결과에 주목할 부분이 있다면서도 중화항체 관련 연구에 상당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최종 연구결과를 차분히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백신 효능과 배분 등에 대한 추가 논의 역시 속도를 내야한다는 평가다.


이혁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진단의학과 교수는 "현재까지 결과를 보면 기본적 요건은 갖춘 걸로 생각된다"면서도 "중화항체를 확인하는 실험이 1~2주가량 걸리는 만큼, 나머지 인원(37명)의 중화항체 형성 여부가 추가로 보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변이가 잦은 코로나19에 어떻게 대응할지 △생성된 면역력이 바이러스 침투 시 어떤 반응을 보일지 △백신 대량생산이 어려울 경우 치료 우선순위를 어떻게 정할지 등에 대해서 추가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 관악구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에서 의료진들이 공중전화 박스 형태의 코로나19 감염 안전 진료 부스를 이용해 검사 대상자를 검진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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