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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윤미향 "이용수 할머니와 30년간 충분히 소통 못해"


입력 2020.05.29 15:28 수정 2020.05.29 15:29        정도원 정계성 이유림 기자 (united97@dailian.co.kr)

회계부정 등 본인·가족 의혹에도 사퇴 요구 일축

70% 사퇴 여론에 "검찰 수사 성실히 임하겠다"

민주당 내서 사퇴 권유 "없었다"…'버티기' 국면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활동 당시 회계 부정 등 각종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 가지며 땀을 닦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활동 당시 회계 부정 등 각종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 가지며 땀을 닦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정의기억연대(정의연) 회계부정의혹에 연루된 혐의자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인이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와 30년의 세월 동안 충분히 소통하지 못했다며, 배신자라 느낄만큼 신뢰를 주지 못한 점을 뒤늦게 사과했다.


윤미향 민주당 당선인은 29일 오후 국회에서 최근 본인·가족과 관련한 각종 의혹에 대한 입장문을 낭독한 뒤, 취재진과 가진 질의응답에서 "1992년부터 이용수 할머니와 30여 년 같이 활동했는데도 불구하고 30년 세월과 달리 충분히 소통하지 못했다"며 "할머니가 배신자라 느낄만큼 신뢰를 드리지 못한 것은 지금이라도 사죄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윤 당선인의 국회의원 사퇴를 원하는 국민 여론이 70%까지 나온 점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는 "앞으로 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답으로 사실상 사퇴 압박을 일축했다. 윤 당선인은 당내에서 사퇴 권유가 있었느냐는 질문에도 "없었다"고 단언했다.


윤미향 당선인은 당초 이날 회견문만 낭독한 뒤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지 않을 예정이었지만, 계획을 바꿔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했다. 다음은 윤 당선인과 취재진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 선관위에 재산신고를 할 때, 개인 후원 계좌의 신고도 같이 했느냐.


"내가 가진 현금과 부동산, 또 다른 한편 김복동장례위원회에서 사업 끝나고 남은 내 재산은 다 신고했다."


  • 개인 후원 계좌는 신고하지 않은 것이냐.


"다 했다."


  • 안성쉼터 사업이 공동모금회에서 사업비를 반환하라고 할 정도로 평가가 좋지 못했다.


"정의연에서 이미 구체적으로 밝힌 것으로 안다. 할머니들 상황 변화로 더 이상 안성힐링센터에서 진행을 못하게 됐다고 공동모금회에 솔직히 말했다. 그래서 더 이상 집행을 못하면 안성힐링센터를 매각하고 나머지를 반환하라고 공문을 보냈고, 그 공문에 따라 진행한 것이다."


  • 책임질 일 있다면 책임지겠다고 했다. 문제점이 드러나면 국회의원직을 사퇴할 의향이 있는가.


"우선 안성힐링센터에 우리 부친을 고용했다는 것은 이미 정의연에서 해명자료를 통해 사과 말씀을 드렸다. 하지만 주택을 빈집으로 관리 없이 놔둘 수 없는 현실 때문에 최소한의 관리하는 방법을 강구한 끝에 우리 아버지께 부탁드렸고, 인건비를 제대로 산정할 수 없어서 최소한의 급여를 지급하고 일하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친정아버지를 안성힐링센터에 직원으로 채용한 것은 잘못됐다는 말씀을 드리고, 그 점 다시 한 번 죄송하다."


  • 이용수 할머니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이용수 할머니에게 내가 배신자가 돼 있다. 1992년부터 이용수 할머니와는 30여 년 같이 활동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0년 세월과 달리 충분히 소통하지 못했고, 할머니가 배신자라 느낄만큼 신뢰를 드리지 못한 것은 할머니께 지금이라도 사죄 말씀 전하고 싶다. 그 뒤에 할머니께 사과 말씀 드리려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이미 변명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앞으로도 진심을 전하려는 노력은 계속하겠다."


  • 검찰의 소환 통보를 받았나.


"아직 받지는 않았으며, 정의연 활동 조사에 임하고 있다."


  • 이용수 할머니의 비례대표 출마를 막은 이유는 뭔가.


"내가 특별히 말렸다기보다는 녹취가 있어서 기사로 실렸다는 것을 기사로 접했다. 며칠 전에 기사를 접했는데, 그 때 당시의 상황을 정확히 기억할 수는 없지만 할머니께서 일본대사관 앞에서 내게 전화를 했고, 내가 만류했다고 기사가 나오는데 구체적 정황은 사실 내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 그냥 할머니가 진짜로 그렇게 국회의원을 하고자 한다고 받아들이지 않고, 쉽게 별로 중요하지 않게 받아들이고 말했던 것 같다."


  • 검찰의 소환 통보가 오면 응할 것인가.


"피할 생각은 없다. 앞으로 검찰 수사 과정이나 그 이후 다른 모든 것에 성실히 임하겠다."


  • 개인 계좌의 후원금을 공개할 생각인가.


"검찰에서 상세히 소명하겠다."


  • 선관위에 신고한 3억2000만 원 안에 개인계좌에 포함되는 것이 있나.


"없다."


  • 내일이면 국회의원이 된다. 지금 알려진 것 외에 본인이 부끄러운 점이 더 있는가.


"글쎄, 의혹으로 제기된 것도 너무나 많고 충분해서 그외에 내가 더 어떤 부끄러움이 있는가는 앞으로 더 생각해보고 싶다. 계속 반성하고 자성하고 있다."


  • 공공 목적인데 개인 계좌로 돈을 받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전체 할머니를 위한 활동에는 우리가 단체 명의로 받았다. 장례위의 경우에는 이미 말씀드렸지만 내가 상주였고 김복동 할머니가 살아계실 때 부탁받은 게 있었다. 장례위는 단체가 아니니까 내 이름으로 계좌를 낸 것이다.


그외에 김복동 할머니를 모시고 가면서 비즈니스석으로 모시고 가고 싶다는 뜻은 전체 할머니를 위한 게 아니라서 내 개인 계좌로 해서 할머니를 편히 모시고 가고 싶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개인 명의로 그렇게 한 것은 명백히 잘못이고, 마찬가지로 검찰에 고발된 사안이다. 앞으로 소명하겠다."


  • 당내에서 사퇴 권유가 있었나.


"없었다."


  • 여론조사에서 국회의원 사퇴해야 한다는 국민이 70%였다. 어떻게 생각하나.


"앞으로 검찰 수사 과정에서 내가 맡을 역할들,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


  • 국회의원에 당선됐는데 앞으로 운동 방식을 어떻게 이끌 것인가.


"정의기억연대에 사표를 지난 3월 20일에 냈다. 정의연에서 운동방식은 앞으로 적극적으로 토론하고 논의하며 할머니께서 제안한 말씀을 경청하고 새겨서 반영할 것이라 생각한다. 할머니 말씀 속에 가장 중요한 게 증오를 키우지 않고 미래세대 역사교육 이런 문제를 굉장히 강조해 말한 것으로 안다.


이용수 할머니와 김복동 할머니, 김학순 할머니 등 수많은 할머니들이 수요시위에서 말했던 것은 증오를 키운 게 아니라 평화를 만들겠다는 운동이었다. 또, 자기자신들의 아픔을 넘어서 세계 성폭력 피해자와 무력분쟁지대 피해자들에게도 평화와 안정을 만들어주고 싶어했던 운동이었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이용수 할머니가 말한 미래세대 교육, 한일청소년 교육, 진정한 미래지향적 관계 등은 할머니들의 책임, 한국시민사회의 책임이 아니고 한국 정부와 국회, 일본 시민사회와 정부, 국회가 모두 함께 노력해 이뤄야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나 또한 앞으로 어떠한 상황이 오더라도 내 삶 속에서 슬기롭게 지혜를 내서 만들고 싶다."


  • 2015년 일본 정부의 10억 엔을 할머니들에게 받지 말라고 권한 적이 없나.


"없다. 정대협은 2015년 한일합의가 있고나서 한국 정부가 피해자들을 방문하면서 한일합의를 설명했다는 것을 할머니들을 통해서 들었다. 어떤 방식으로 보고받았느냐 하면 일본 정부가 사과하고 배상해서 돈을 준다는 식으로 정부가 보고해서, 단체 활동가들이 할머니들에게 전화를 돌려 2015년 한일합의의 전체 내용을 설명드리고, 그런데도 불구하고 1억 원을 받는 것은 할머니들의 자유라고 했다.


그 다음부터 나는 수요시위에서 시간만 되면 비록 할머니들이 1억 원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할머니들에게 탓을 돌리거나 반대 목소리를 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1억 원을 받는 것은 결국 2015년 한일합의를 일방적으로 발표하고 피해자들이 반대하는데도 10억 엔을 주려는 한국 정부와 법적 책임을 피하려고 하는 일본 정부의 책임이 아니겠느냐. 우리는 지금부터는 할머니들을 보호하는, 인권운동을 보호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수 차례 말했다. 수요집회의 영상을 녹화한 분이 있다면 내가 여러 차례 발언한 것을 알 것이다."


  • 잠행이 길었는데 사퇴를 고려하지는 않았느냐.


"이미 입장문을 말했듯이 30년을 되돌아보는 세월이 굉장히 길었다. 하나하나 지난 세월 장부와 통장과 내 기록을 뒤져보고 기억을 찾아내는 자체가 굉장히 지난한 시간이었다. 아직도 30년 동안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시간들을 다 기억해낼 수는 없었다. 앞으로 검찰 조사 과정에서 내 숙제는 30년 기억을 다시 소환해서 기록해내야 하는 그런 과제가 내게 남아 있다.


왜 오늘 하게 됐는가.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래도 이쯤이면 뭔가 내 입장을 밝혀야 하지 않느냐는 요구가 강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왜 그리 오래 잠행을 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다른 분들의 목소리를 통해 내 치부가, 내 아픈, 내 잘못했던 실수와 오류가 드러난 게 아니라 할머니의 목소리를 통해서 내 과거를 돌아본다는 게 사실은 내게 너무나 깊은 반성의 시간이었다.


그래서 긴 시간 여러분 앞에 나타날 수 없었고, 다른 한편 내가 조금 미숙한 점들이 있었다. 나를 뭔가 변호하고 싶어서 인터뷰를 진행했던 적이 있었고, 그게 기억에 의존하다보니 또다른 오류를 낳게 됐다. 또다른 오해를 낳게 되는 것을 보면서 솔직히 나 자신이 뭘할 수 있을까, 어떤 목소리로 내가 처해 있는 이 상황을 설명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내 스스로 할 수밖에 없었다.


오늘 오후에 하게 된 것도 장소와 시간 등을 내 나름대로 고려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렇게 내 스스로 조리있게 과학적으로 체계적으로 할 상황이 20일 동안 없었다. 오늘은 정말로 용기를 내고, 국민들께 내 목소리를 들려드리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절박감이었다.


앞으로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검찰 수사 과정에서 내가 소명해야할 것은 피할 생각이 없다. 내 직을 핑계로 그것을 피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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