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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변화하는 바다①] 육지 10도와 맞먹는 바닷물 1도 상승 영향은


입력 2020.06.01 09:00 수정 2020.06.01 09:05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바다 관리, 해양생물 서식현황·해양생태계의 변화 파악부터

우리 갯벌 서식 저서동물 약 650여종, 다양성은 세계 최고

우리 바다, 기후변화·해수온도 상승으로 아열대화 진행 중

바다 생태계, 그 가치의 보전과 활용


‘지구온난화’는 이제 우리에게 생소한 용어가 아니다. 열대야 일수, 최고 기온 경신 등은 이제 여름철의 일상적인 뉴스가 됐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바닷물의 온도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지난 50여 년간 우리바다의 해수온도는 약 1.23도 상승한 것으로 보고됐고, 이는 지구 평균 보다 약 2.5배나 빠르다. 해양학자들은 바닷물의 1도 온도상승은 육지에서 기온 10도 상승과 맞먹는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식물의 개화시기가 빨라지고 사과 등 토종과일의 재배지가 북쪽으로 이동하는 것과 같이, 우리 바다에서도 해조류, 어류와 같은 해양생물의 서식지가 이동하는 등 해양생태계가 변화하고 있다. 변화하고 있는 우리 바다의 현주소와 미래모습을 그려 보기 위해 ‘변화하고 있는 바다 생태계, 그 가치의 보전과 활용’을 주제로 기획연재를 시작한다.


바다가 우리에게 제공하는 다양한 자원과 혜택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우리가 어떻게 잘 관리하고 보전해 미래세대도 이러한 자원과 혜택을 함께 누릴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하면서, 기획 연재의 첫 주제는 ‘다양한 우리바다의 환경과 해양생태계’를 첫 주제로 선정했다.


◆다양한 우리바다의 환경과 해양생태계①…사라지는 명태·정어리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동해, 서해, 남해는 저마다 독특한 환경을 가지고 있다. 최대수심이 약 4000m에 이르는 동해는 연안의 특성과 함께 대양(심해)의 특성을 지닌다. 조수간만의 차가 큰 서해는 드넓은 갯벌이 발달돼 있고, 남해에는 크고 작은 많은 섬이 분포하고 있으며, 섬들에 둘러싸인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만이 형성돼 있다. 이 같은 동·서·남해의 지형적 특징에 따라 우리바다 해양생태계는 심해, 염습지, 갯벌, 갯바위, 연안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심해를 품고 있는 동해는 우리 바다 중 수심이 가장 깊고, 한류와 난류가 만나 곳에서는 다양한 어류가 잡힌다. 동해의 대표 난류성 어류는 자리돔, 오징어 등이며, 한류성 어류는 대구, 청어 등이다. 한편 방어는 동해 전체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어류로써 동해를 대표하는 어류다.


한강과 금강 등 우리나라 대부분의 강은 서해로 흘러 들어간다. 서해로 흘러 들어가는 강은 서해에 뻘과 모래 등 퇴적물을 지속적으로 공급한다. 강으로부터 유입되는 뻘과 모래로 인해 서해에는 갯벌과 염습지가 발달돼 있으며, 갯벌과 염습지는 어류의 산란장으로써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특히 서해안 갯벌은 번식과 월동을 위해 시베리아에서 8000km를 날아오는 해양보호생물인 알락꼬리마도요와 같은 바닷새에게도 서식지를 제공한다.


우리나라 섬의 60% 이상이 모여 있는 남해는 다도해로 불린다. 연중 난류가 흐르고 있는 남해에는 양식업 등 수산업이 발달돼 있으며, 남해안에 주로 서식하는 난류성 어종에는 멸치, 전어 등이 있다. 많은 섬이 분포하는 지형적 특성으로 인해 남해안 섬들에는 모래해변이 발달돼 있다. 서해의 갯벌과 염습지에 비해 모래해변에 서식하는 생물의 수는 많지 않으나, 모래 해변의 청소부인 달랑게는 우리에게 친숙한 해양보호생물로 알려져 있다.


다양한 환경과 해양생태계를 품은 우리 바다를 잘 관리하고 보전하기 위해서는 주요 해양생물의 서식현황과 해양생태계의 변화를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해양수산부와 해양환경공단은 매년 국가 해양생태계 종합조사를 실시해 해양생태계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해양생물의 다양성을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가 해양생태계 종합조사 현황 ⓒ해양환경공단

지난해 발표된 국가 해양생태계 종합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갯벌에 서식하는 저서동물의 수는 약 650여종이다.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유럽 와덴해 갯벌에서 확인된 400여종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갯벌의 생물 다양성은 매우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우리나라 갯벌의 총면적은 2482㎢이며, 이는 서울 면적의 6배에 달한다.


우리나라 갯벌은 펄과 모래의 혼합비율에 따라 펄 갯벌, 모래갯벌, 혼합비율로 구분되며, 갯벌의 종류에 따라 서식하는 해양생물의 종류는 차이가 있다. 펄 갯벌에는 칠게, 농게, 가무락 등이, 모래갯벌에서는 달랑게, 백합, 비단고둥 등이, 펄과 모래가 섞여 있는 혼합갯벌에서는 민꽃게와 바지락 등이 서식하고 있다.


갯벌 생태계 ⓒ저서생물연구센터

바닷가에서 다양한 모양을 가진 갯바위를 쉽게 관찰할 수 있다. 갯바위에 살고 있는 해양생물은 조석에 따라 변화하는 바닷물의 높이(수위)에 따라 바닷물에 잠겼다가 공기(대기)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환경에서 서식한다.


우리나라 갯바위에는 약 90여종의 바다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기에 노출되는 기간이 가장 긴 갯바위 상부(꼭대기)에서는 조무래기따개비를, 갯바위 중간 높이에서는 총알고동과 바위게를, 갯바위 맨 아래쪽에서는 삿갓조개와 거북손을 쉽게 관찰할 수 있다.


한편 수온 상승 등 기후변화, 해수온도 상승 등으로 갯바위 생태계에 서식하는 해양생물의 대표종이 변화하고 있으며, 해양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러한 변화는 갯바위 생태계를 통해 현재 진행형인 우리 바다의 아열대화를 보여 주는 것이라고 한다.


이에 해수부와 해양환경공단은 국가 해양생태계 종합조사를 통해 동․서․남해의 끝단에 위치한 울릉도와 독도, 거문도, 문섬 등의 갯바위에 서식하고 있는 해양생물의 종류와 생체량을 꾸준히 관찰 중이다.


갯바위에 서식하고 있는 해양생물 ⓒ㈜인더씨

동해와 남해의 연안생태계는 남쪽에서 올라오는 따뜻한 바닷물과 북쪽에서 내려오는 차가운 바닷물의 영향을 받고 있다. 따라서 제주도 등 남쪽 바다에서는 형형색색의 아열대 생물들이 관찰되고, 동해 중부 이북의 차가운 바다에서는 물메기, 도루묵 등 한류성 어종이 흔하게 관찰된다.


그러나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동해에서 관찰되는 이상 고온으로 인해 과거 동해의 대표 어류로 알려진 명태와 정어리는 사라지고 있다.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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