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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진 친 통합당, 거대여당 독주 맞서 법사위 사수 이뤄낼까


입력 2020.06.13 04:00 수정 2020.06.13 01:55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민주당, 국회 오랜 관행 깨고 법사위원장 가져가겠다 주장

통합당, '국회 보이콧'·'부의장, 상임위원장 포기' 통해 배수진

국회의장 협상 시한 3일 연장에도 차가운 시선…"부담 되니 미뤘을 뿐"

주호영 "법사위원장 빼면 야당 존재 이유 없고, 국회도 국회라 할 수 없어"

미래통합당 초선의원이 12일 오후 박병석 국회의장실을 항의방문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미래통합당 초선의원이 12일 오후 박병석 국회의장실을 항의방문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미래통합당이 배수진을 쳤다.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는 통상적으로 야당이 가져갔던 국회의 오랜 관행을 깨고 끝내 법사위원장 자리를 가져가겠다고 밝힌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국회 보이콧'까지 공언하며 벼랑 끝 사수 전략에 들어간 것이다.


12일은 당초 여야 원구성 협상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졌지만 박병석 국회의장이 3일이라는 추가 협상 시간을 부여하며 우려했던 민주당의 상임위원장 선출 강행은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통합당은 박 의장의 결정이 '시간끌기용 명분 쌓기'일 뿐이라고 일축하며 그간의 관행대로 민주당이 법사위를 양보하지 않는 한 협조는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박 국회의장이 3일간 말미를 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날 상임위 선출은) 부담이 되니 미룬 것 아닌가, 15일로 예정된 본회의 역시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며 "법사위원장을 빼고는 도저히 야당으로 존재 이유도 없고, 국회 자체도 국회라 할 수 없다. 민주당이 그렇게 의석수를 자랑한다면 18개 다 가져가서 해보라"고 강수를 놨다.


통합당은 이날 오전부터 오후까지 의원총회를 이어가며 총의를 모았다. 비공개로 열린 회의에서는 민주당에 절대로 법사위를 넘겨줄 수 없다는 강경론이 주를 이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통합당 초선 의원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국회 전면 보이콧'을 비롯해 '대국민 서명운동 진행' 등 강력한 대여 투쟁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쏟아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당 지도부 외의 소속 의원들이 직접적인 투쟁에 나섰다. 야당 몫 국회부의장 자리를 가져갈 것이 유력시 됐던 5선의 정진석 의원과 상임위원장 후보군으로 여겨지는 3선 의원들은 민주당이 법사위원회를 끝내 고집할 경우 국회부의장과 상임위원장직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


정진석 의원은 "상임위원장 구성이 타결되기 전에는 여당 출신 의장·부의장 만으로 본회의 진행을 끌어가도록 하면 된다. 그 과정서 국회의 모습이 어색하고 불편하게 비춰지는 것은 전적으로 여당 책임일 것"이라고 강조했으며, 3선 의원들도 "민주당이 국회의장에 이어 법사위원장까지 독식하겠다는 것은 '일당독재를 하겠다'는 대국민 선전포고"라고 성토했다.


민주당發 여론전에 통합당 즉각 맞대응 나서기도
"법사위 대신 7개 상임위 내주기로 협의" vs "그런 안으로 협상한 적 없다"
민주당, 15일 상임위원장 선출 강행할 듯…18개 독식 강행 가능성도 열려
통합당 "협치·상생해도 모자랄 판에 완전히 국회 파탄내는 결정이 될 것"


여야가 21대 국회 전반기 원구성을 위한 협상에서 법사위원장을 두고 양보없는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는 가운데 12일 오후 국회 본청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실 옆에 위치한 법사위원장실 명패가 보이고 있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12일 본회의를 개회 했지만 상임위원장 선출의 건을 상정하지 않고 여야에게 3일간의 협상시간을 더 주며 산회를 선포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여야가 21대 국회 전반기 원구성을 위한 협상에서 법사위원장을 두고 양보없는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는 가운데 12일 오후 국회 본청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실 옆에 위치한 법사위원장실 명패가 보이고 있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12일 본회의를 개회 했지만 상임위원장 선출의 건을 상정하지 않고 여야에게 3일간의 협상시간을 더 주며 산회를 선포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초선 의원들은 다 함께 박병석 국회의장을 찾아 중재를 건의하기도 했다. 조수진 의원은 "(박 국회의장을 만나) 법사위원장은 30년간 야당의 몫이었다. 통합당 내에서는 지난 연말 패스트트랙 정국으로 인해 국회의장이 여당 편을 들 것이라는 등 의구심이 있는 것도 일정 부분 사실이라는 말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이 펼친 여론전에 통합당이 즉각적인 대응으로 맞서는 장면도 펼쳐졌다. 오전 한 때 "법사위를 넘겨주는 대신 예산결산특위위원회·국토교통위원회·정무위원회·문화체육관광위원회 등의 7개 상임위를 받는데 주호영 원내대표가 합의했다"는 보도가 나왔던 것이다.


이에 허윤정 민주당 대변인이 "그런 안으로 원내대표단이 합의를 진행하고 있었다"고 보도 내용을 뒷받침하자 배현진 통합당 원내대변인이 "그런 협상을 한 적이 없다"고 맞받아쳤다.


여야가 이처럼 평행선을 달리는 탓에 3일이라는 추가 시간이 주어졌음에도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평가다. 김영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박 의장의 상임위 결정 연기 이후 기자들과 만나 "박 의장의 (단독) 결정이다. 우리는 이렇게 미뤄지는 데 대해 대단히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부글부글 끓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15일 본회의를 통해 민주당이 통합당과의 합의 없이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는다. 민주당이 우선적으로 법사위 등 쟁점이 되는 상임위원장 선출을 완료한 후 통합당을 단계적으로 압박하는 '살라미 전술'을 사용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한편 당 일각에서는 18개 상임위 독식 강행을 주장하는 강경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저녁 CBS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 같은 가능성을 두고 "아마 21대 국회를 망치는 결정이고, 코로나로 인해 생긴 위기의 국면을 협치와 상생으로 해결해도 될까 말까 한 상황에 완전히 국회를 파탄 내는 결정이 될 것"이라며 "그렇게까지 하지는 않을 거라고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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