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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판소리 사극…데뷔 23년차 김동완의 '무한도전'


입력 2020.06.26 09:20 수정 2020.06.26 09:23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영화 '소리꾼'서 몰락 양반 역 맡아 매끄러운 연기

'소리꾼' 김동완.ⓒoffice DH

'최장수 아이돌' 신화 김동완은 아이돌 연기자들이 으레 겪는 연기력 논란을 거치지 않았다. 오히려 작품에 참여할수록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며 좋은 평가를 얻은, 몇안되는 아이돌 출신 연기자 중 한 명이다.


1998년 신화로 연예계에 입문한 그는 최정상 아이돌로 큰 사랑을 받았다. 그러다 '천국의 아이들'을 통해 연기를 시작했고, 필모 초기 작품인 '돌려차기'와 '떨리는 가슴'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연기자 수업을 받아왔다. '슬픔이여 안녕'에서는 자신의 이미지와 잘 맞는 바른생활 청년 한정우 역을 안정감 있게 소화하며 2005년 KBS 연기대상 남자 신인연기상을 거머쥐었다.


같은 신화 멤버 에릭이 '불새', '신입사원' 등 인기 작품들에 나왔지만 연기력 논란에 휩싸인 것과 다르게 김동완은 큰 흥행작은 만들지 못했지만 연기력에 있어서만큼은 호평을 얻었다.


특히 2011년 방송한 MBC 8.15 특집극 '절정'에는 이육사 역할을 맡아 발군의 연기력을 뽐냈다. 특유의 친근하고 유쾌한 이미지를 지우고, 진지하고 깊이 있게 캐릭터의 신념과 아픔을 그려내 시청자의 호평을 얻었다. 집필을 맡은 황진영 작가는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독립투사가 탄생한 느낌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김동완의 장점은 작품마다 다채로운 색깔을 내는 것이다. KBS2 '회사 가기 싫어'에서는 강백호 역을 맡아 누구나 겪었을 법한 회사 생활의 애환을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영화 '연가시'에서는 생계형 형사를 연기했고, '시선사이'를 통해서는 국가인권위원회 영화에 참여하는 의미 있는 행보를 보였다.


'소리꾼' 김동완.ⓒoffice DH

뮤지컬, 연극 무대에서도 경험을 쌓았다. '헤드윅'에서는 트랜스젠더 가수 헤드윅을 연기해 끼를 발산했으며, '시라노'에서는 좋아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는 시인 시라노 역을 맡아 섬세한 감정 연기를 펼쳤다.


형형색색의 옷을 입은 김동완은 이번에 사극에 도전했다. 7월 1일 개봉하는 판소리 뮤지컬 영화 '소리꾼'을 통해서다. 영화는 '소리꾼들의 희로애락을 조선팔도의 풍광명미와 아름다운 가락으로 빚어낸 작품으로, 김동완은 '몰락 양반' 역을 맡았다.


"늘 시나리오가 들어오는 배우가 아니"라고 겸손해한 김동완은 "사극은 인물이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의 폭이 큰 장르라고 생각했다.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있었다"고 작품에 참여한 소감을 전했다.


김동완은 적은 분량인데도 참여에 의의를 뒀다고 얘기했다. 그의 말처럼 '몰락 양반' 캐릭터는 많은 장면을 차지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김동완은 나오는 장면마다 극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가며 존재감을 발산한다.


첫 등장에서 특유의 넉살을 뽐낸 그는 소리꾼들과 함께하며 튀지 않는 조화를 보여준다. 마지막 갈등이 풀리는 장면에서 김동완의 활약은 빛난다. 겉으론 가벼워 보이지만, 누구보다 단단한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며 극의 흐름을 바꾸어놓는다.


김동완은 "처음엔 맛깔나게 연기하기 위해 개성 강한 모습을 강조하려 했지만 너무 튈 것 같았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연기하기 위해 균형을 맞췄다"고 말했다.


김동완은 가수, 영화, 드라마, 뮤지컬, 연극 등 여러 분야에서 전천후 활약 중이다. 그는 "내가 너무 많은 분야에 참여한다는 걱정도 많았다"며 "전문성이 없다는 느낌도 들었는데, 어떤 분야에서든 심도 있게 파고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현재 연극 '렁스'로 대학로 무대에 오르고 있다.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기 위해서다. 남녀 단 두 명이 무대에 올라 긴 대사를 소화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김동완은 무난히 이를 소화했다. 특히 남녀가 연애, 출산 등의 상황에서 겪는 감정을 드라마와는 또 다른 모습으로 표현해 호평을 받고 있다.


김동완은 "향후 2년은 막판 스퍼트를 내며 일을 하고 싶고, 올해 계획은 다 잡혔다. 배우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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