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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한 구보 vs 성장세 더딘 이강인...다음 시즌은?


입력 2020.07.07 22:26 수정 2020.07.07 22:31        박시인 객원기자 ()

쿠보 사례에서 드러나듯 '뛸 수 있는' 팀 찾아야

발렌시아 이강인. ⓒ 뉴시스 발렌시아 이강인. ⓒ 뉴시스

한일 특급 유망주이자 2001년생 동갑내기 이강인(발렌시아)와 구보 타케후사(마요르카)는 올 시즌 프리메라리가서 활약하고 있다.


1년 사이 구보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반면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는 이강인의 부진이 눈에 띈다.


이강인 소속팀 발렌시아는 5일(한국시각) 스페인 그라나다의 로스 카르메네스 스타디움서 펼쳐진 ‘2019-20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4라운드 그라나다전에서 2-2로 비겼다. 이강인은 교체 명단에 포함됐지만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지난 2일 빌바오전에 이은 2경기 연속 결장.


알베르트 셀라데스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가운데 보로 곤살레스 감독 대행 체제에서 이강인의 입지는 더욱 좁아진 모양새다.


이강인은 올 시즌 리그에서 13경기(선발 2회, 교체 11회) 1골에 그쳤다. 출전 시간은 총 328분. 90분으로 환산하면 4경기가 채 되지 않는다. 대부분 후반 중반 이후에 십분 남짓 그라운드를 밟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인한 리그 재개 이후 이강인은 불과 24분을 소화했다. 발렌시아가 치른 6경기 가운데 고작 두 차례만 출전했을 뿐이다.


올 시즌 이강인은 페란 토레스, 카를레스 솔레르, 곤살로 게데스, 데니스 체리셰프와의 경쟁에서 완전히 밀렸다. 4-4-2 포메이션을 주로 사용하는 발렌시아 전술에서 이강인이 뛸 만한 위치가 마땅치 않은 것이 문제다. 셀라데스 전 감독은 이강인을 주로 좌우 측면이나 세컨 스트라이커로 기용하곤 했다.


측면 윙어는 이강인에게 적합한 포지션이 아니다. 탈압박과 볼 간수는 뛰어나지만 빠른 주력을 활용한 터치라인 돌파는 다소 떨어진다. 중앙 공간에서 넓은 시야로 패스를 뿌려주고, 전방으로 공을 직접 운반하는 데 능하다.


이강인은 지난 19일 레알 마드리드와의 29라운드에서 세르히오 라모스에게 거친 파울을 범해 퇴장을 당했다. 벌써 프로 커리어 두 번째 퇴장이다. 짧은 시간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초조함 때문일까. 이강인의 미성숙한 플레이는 큰 실망을 남겼다.


반면 일본 출신 구보는 라 리가에서도 주목하는 유망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마요르카로 임대된 쿠보는 올 시즌 초반 주로 교체 자원으로 활약했지만 임팩트 있는 돌파와 발재간으로 단숨에 주전 자리를 꿰찼다.


마요르카 구보. ⓒ 뉴시스 마요르카 구보. ⓒ 뉴시스

18위로 강등권에 위치한 마요르카 공격진에서 구보의 존재감은 단연 두드러진다. 마요르카 2선 오른쪽 윙어로 주로 활약하는 쿠보는 올 시즌 리그 31경기(선발 20회, 교체 11회)에서 3골 4도움을 올렸다. 출전 시간은 총 2016분으로 이강인보다 무려 1688분을 더 뛰었다.


오른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접고 들어가는 움직임이 뛰어나고, 어린나이 답지 않게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선보이며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또, 올 시즌 경기당 평균 슈팅 1.4개, 드리블 성공 1.9개, 키패스 1개를 기록, 마요르카 공격의 핵심 자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레알 마드리드전에서는 슈팅 3개, 드리블 성공 5개, 키패스 1개로 눈부신 활약을 펼쳐보였고, 지난 3일 열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 역시 슈팅 2개, 드리블 성공 6개, 키패스 5개로 마요르카 공격을 홀로 이끌다시피 했다.


1년 전만 해도 구보보단 이강인이 훨씬 앞서나갔다. 이강인은 지난해 6월 폴란드에서 열린 2019 FIFA U-20 월드컵에서 골든볼을 수상했다. 물론 발렌시아와 같은 큰 구단에서 주전으로 뛰는 것은 쉽지 않다. 여전히 아직 10대의 어린 나이임을 감안할 때 크게 절망적인 상황으로 간주하긴 어렵다.


사실 이강인도 지난해 여름 임대를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발렌시아 구단의 반대에 막혀 잔류했다. 이는 이강인의 성장을 가로막은 것과 다름없었다.


쿠보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경기에 뛸 수 있는 팀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올 시즌 5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대반전을 기대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이강인으로선 올 여름 이적시장에서 과감한 결단해야 할 시기다. 발렌시아에서 다시 한 번 도전하느냐 새로운 팀으로 이적하느냐의 갈림길에 놓였다.

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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