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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상징' 서지현 검사, 박원순 성추행 의혹에 "한 마디도 하기 어렵다"


입력 2020.07.14 00:00 수정 2020.07.13 20:47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고인과 개인적 인연 가볍지 않아…견뎌내기 힘들었다"

"정치인도 아닌 내가 감당해야 할 일이 예상 뛰어넘어"

"한 마디도 할 수 없는 페이스북은 떠나있겠다"

지난 2019년 1월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서지현 검사가 인사보복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실형 선고를 받고 법정구속 된 안태근 전 검사장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지난 2019년 1월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서지현 검사가 인사보복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실형 선고를 받고 법정구속 된 안태근 전 검사장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검찰 내에서 성추행 의혹을 제기했던 서지현 검사(47·사법연수원 33기)가 故(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한 마디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 검사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 역시 인권변호사로서 살아온 고인과 개인적 인연이 가볍지 않았다"며 "애통하신 모든 분들이 그렇듯 개인적 충격과 일종의 원망만으로도 견뎌내기 힘들었다"고 썼다.


그는 "그런데 개인적 슬픔을 헤아릴 겨를도 없이 메시지들이 쏟아졌다"며 "한쪽에서는 함께 조문을 가자 하고, 한쪽에서는 함께 피해자를 만나자고 했다. 한쪽에서는 네 미투 때문에 사람이 죽었으니 책임지라 했고, 한쪽에서는 네 미투 때문에 피해자가 용기를 냈으니 책임지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마디도 입을 뗄 수 없었다. 숨쉬기조차 쉽지 않았다"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 말하는 분도, 피해자 옆에 있겠다 말하는 분도 부러웠다"고 토로했다.


서 검사는 "어떤 분들은 입장 바꿔 네 가해자가 그렇게 되었음 어땠을지 상상해보라고 했다"며 "제가 그런 경우를 상상안해봤을까봐, 그 상상으로 인해 심장이 곤두박질치고 대책없이 떨리고, 그런 상황이 너무 거지같아 숨이 조여드는 공황장애에 시달려보지 않았을까봐..."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정치인도 국가기관도 아닌 제가 감당해야 할 일들은 언제나 예상을 뛰어넘었다"며 "도져버린 공황장애를 추스르기 버거워 저는 여전히 한마디도 하기 어렵다. 한 마디도 할 수 없는 페이스북은 떠나있겠다"고 덧붙였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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