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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미의 영화로 보는 세상]자아를 찾아가는 성장영화, ‘엔딩스 비기닝스’


입력 2020.07.16 14:36 수정 2020.07.16 14:37        데스크 (desk@dailian.co.kr)

배우 쉐일린 우들리, 섬세하고 매력적 연기 선보여

삶은 결코 쉽지 않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또 헤어짐을 경험한다. 상대에게 상처를 받기라도 하면 자문하고 자책한다. 그리고 자신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를 통해 실수를 줄이려 하고 행복을 추구하고자 노력한다. 이렇게 보면 결국 삶이란 자신을 파악하고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영화 ‘엔딩스 비기닝스’는 연인과의 만남과 헤어짐을 통해 자신의 삶을 찾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주인공 다프네(쉐일린 우들리 분)는 운명이라고 믿었던 오랜 연인과 이별로 인해 받은 상처 때문에 음주와 연애를 하지 않겠다며 금욕 생활을 선언한다. 그러던 어느 날, 파티에서 각각 다른 개성의 두 남자가 그녀에게 다가온다. 따뜻하고 안정감 있는 잭(제이미 도넌 분)과 섹시하고 도발적인 프랭크(세바스찬 스탠 분)을 두고 고민에 빠진 다프네는 두 남자와 아슬아슬한 줄타기 속에서 임신을 하게 된다. 그리고 불안하고 불안정한 자신의 삶 속에서 아이를 지키기를 결심한다.


영화는 다프네의 감정선을 따르며 다양한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오랜 연인이었지만 하루아침에 남이 된 옛 애인을 추억하며, 평범하지 않은 가정에서 부모의 사랑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던 자신의 유년시절을 혐오한다. 그의 삶을 힘들게 했던 가족, 상처를 남기고 떠난 옛 애인, 그리고 또 다시 그를 흔드는 두 남자. 영화는 사랑과 이별, 만남과 헤어짐이라는 굵직한 이야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그를 따라가며 섬세하게 파고드는 주인공의 감정선을 밀도 높게 그린다.


세련되고 감각적인 영상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끈다. ‘엔딩스 비기닝스’는 다프네의 삶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로맨스에 집중함과 동시에 자아를 찾아가는 성장영화이다. 영화는 그가 느끼는 다양한 감정을 나열하고 그리고 그가 선택한 감정에 오롯이 집중한다. 포커스 아웃된 영상으로 주인공의 감정을 부각시키며 장면을 몽환적이며 감성적으로 만들어낸다. 때로는 격정적이고 때로는 정서적인 장면들을 배열하여 한 가지로 규정지을 수 없는 사랑의 속성을 아름다운 영상과 음악으로 빚어냈다.


연출과 배우들의 조합도 조화롭다. 영화는 국내 영화투자 및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가 할리우드를 기반으로 자체 제작 및 배급한 글로벌 프로젝트 작품이다. 연출을 맡은 드레이크 도리머스는 그동안 영화 ‘조’, ‘뉴니스’, ‘이퀄스’ 등을 통해 사랑이라는 주제로 감각적이고 몽환적인 로맨스를 만들어낸 감독으로 유명하다. 그의 개성 있는 연출력이 ‘엔딩스 비기닝스’에서도 돋보였으며 할리우드 연기파 배우 쉐일린 우들리의 섬세하고 매력적인 연기는 영화 속에서 변화하는 인물의 감정을 설득력 있게 표현해냈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의 제이미 도넌과 ‘어벤져스’ 시리즈의 세바스찬 스탠의 존재감은 감각적인 작품의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삶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사랑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영화는 다프네와 잭, 프랭크의 로맨스를 통해 그의 삶의 상처를 조명한다. 인간관계 속에서 겪게 되는 어려움과 외로움을 부각한다. 그리고 자신을 휘감은 오래된 상처와 외로움은 타인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영화 ‘엔딩스 비기닝스’는 결국 우리 역시 냉철하게 자신을 괴롭히는 트라우마와 마주하고 타인으로부터가 아닌 자신으로부터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삶을 깨달아야 할 것을 일깨운다. 이별한 연인들을 그리고 새로운 사랑을 찾는 사람들을 위한 영화다.



양경미 / 한국영상콘텐츠산업연구소장, 영화평론가film1027@naver.com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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