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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연예인 안티는 제작진?’…계속되는 ‘논란용 편집’


입력 2020.07.29 16:01 수정 2020.07.29 18:23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기안84, 피오, 신지ⓒMBC, tvN, TV조선

이미 오래 전부터 행해졌지만, 출연자들을 곤란하게 만드는 방송 자막 등의 편집이 최근에 또다시 논란이다. 오죽하면 ‘연예인의 최고 안티는 제작진’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가볍게 지나갈 수 있는 말 한마디거나, 굳이 내보내지 않아도 되는 장면인데 제작진의 편집에 따라 이상한 의도로 비춰진다.


최근 웹툽작가 기안84가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 24일 방송한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기안84가 게스트 이규형의 집 외관이 비춰지자 “복도식 아파트에 사시네요”라고 말해 비난 여론이 형성됐다. 하지만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사실상 기안84의 발언의 문제가 아닌 제작진의 편집 방향이 논란을 부추긴 면이 있다.


당시 방송에서 장도연은 “늘상 이렇게 건축에 대해서 이야기한다”고 했고, 박나래도 “건물84”라고 말을 보태면서 평소 기안84가 건물 구조에 대해 관심이 많다는 점을 강조했다. 여기까지는 무난했다.


문제는 자막이다. 제작진은 이규형의 침실을 비추면서 ‘복도식 아파트에서 곤히 자는 중’이라는 자막을 삽입했다. 굳이 짚고 넘어가지 않아도 될 부분은 강조하면서 기안84의 발언이 조롱 섞인 발언인 것처럼 인식되도록 한 것이다.


앞뒤 상황을 정확히 보지 못한 네티즌들은 기안84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리고 있지만, 정작 잘못된 편집 방향으로 논란을 부추긴 제작진은 이 비난에서 멀찌감치 물러서 있다.


제작진의 편집으로 인해 피오도 곤란을 겪었다. 지난 4월 tvN '놀라운 토요일-도레미 마켓'에서 피오는 정답을 맞춰 크림 수제 도넛을 획득해 먹으려는 순간, 갑자기 김동현에게 "신경 좀 꺼요. 내가 알아서 먹을테니까"라고 버럭한 모습이 화면에 잡혔다.


이후 제작진은 VCR을 돌려 피오가 버럭한 배경을 공개했다. 김동현이 피오에게 도넛을 먹는 것을 두고 잔소리를 했고, 결국 피오가 화를 낸 모습이었다. 이 방송 이후 시청자들은 피오의 인성을 운운하며 하차까지 요구한 상황이 벌어졌다.


이쯤되면 제작진의 의도에 물음표를 짓게 만든다. 피오가 화내는 장면을 내보내고, 다시 VCR을 돌려 화낸 배경을 준비한 것을 보면, 제작진은 충분히 오해의 소지가 될 수 있음을 예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방송의 재미만을 위해 내보낸 셈이다.


신지도 '미스터트롯' 편집의 희생양이 됐다. 지난 3월 TV조선 '미스터트롯'의 준결승전 2라운드 무대에서 신지는 정동원과 장민호의 무대를 본 후 "(장)민호 오빠가 진짜 많이 양보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화면에서는 신지가 말한 것과는 다르게 '장민호가 진짜 많이 양보했다'란 자막이 삽입됐다.


이후 시청자들은 신지가 본인보다 나이가 많은 장민호에게 반말을 했다며 신지의 인스타그램에 몰려가 악플을 달았다. 실시간 포털 사이트에는 '신지 나이'가 등장하기도 했다.


이에 신지는 인스타그램에 "방송 내내 '미스터트롯' 게시판, 실검까지 난리가 났다고. 우리 팬들이 오해받는 거 속상하고 답답하다고 방송 끝나자마자 찾아서 보내 준 영상이에요.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요?"라는 글과 함께 해당 영상을 올리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당시 '미스터트롯' 제작진은 자막에 관련해서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한 방송 관계자는 "편집의 오해로 피해를 입은 연예인은 있지만, 사실이 밝혀진 후에도 사과를 하는 가해자는 없는 상황이다. 문제를 충분히 인지했음에도 논란이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리자는 입장이 대부분 제작진들의 생각이다. 재미를 위한 편집도 좋지만, 그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람은 없어야 하지 않느냐. "편집 방향에 대해 조금 더 엄격하게 돌아봐야 할 때다"라고 전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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