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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의 프로의식’ 한국 야구에 미칠 긍정 에너지


입력 2020.08.04 00:15 수정 2020.08.03 23:34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매 경기 진지한 태도로 임하며 선수단에 큰 영향

결여됐던 선수들 프로의식에 큰 자극 미칠지 관심

러셀의 프로 의식은 선수들이 본받을 만하다. ⓒ 뉴시스 러셀의 프로 의식은 선수들이 본받을 만하다. ⓒ 뉴시스

키움 히어로즈에 새로 합류한 외국인 타자 에디슨 러셀(26)이 기대한 대로 KBO리그에 폭격을 예고하고 있다.


키움은 시즌 초반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리던 모터를 방출하고 러셀을 새로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계약 직후 한국 야구계는 술렁이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동안 한국 야구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일명 ‘AAAA급 선수’가 아닌 ‘찐’ 메이저리거의 등장이었기 때문이다.


더욱 놀라운 점은 26세에 불과한 나이. 물론 러셀의 한국행은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자가격리 기간을 거치고 1군 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러셀은 말 그대로 야구팬들의 눈을 정화시켜주고 있다.


지금까지 5경기에 나와 타율 0.400(25타수 10안타) 1홈런 6타점을 기록 중이며 데뷔 후 4경기에서 연속 안타와 타점을 뽑아내고 있다.


무엇보다 가뜩이나 강한 키움의 타선은 러셀의 합류로 더욱 단단해진 모습이다. 손혁 감독은 최근 부진한 박병호의 부담을 덜어주는 대신 2번 김하성-3번 러셀-4번 이정후로 이어지는 타선을 구축했고 큰 효과를 보는 중이다.


러셀은 프로 의식 부분에서도 ‘급’이 다른 면모를 선보이고 있다. 그는 계약 직후 구단을 통해 “저는 직업윤리의 측면에서 완전한 확신을 갖고 있습니다”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지금까지의 경력이 어떻든 자신이 위치한 곳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러셀은 키움 선수단에 합류한 뒤 팀에 긍정 에너지를 심어주고 있다. 특히 많은 이들이 놀라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경기에 임하는 자세다.


러셀은 아웃될 타구를 쳤을 때에도 1루까지 전력 질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주루 플레이 역시 적극적으로 임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기본기가 탄탄한 유격수 수비는 말 그대로 ‘메이저리그급 수비’ 그 자체다.


러셀은 지금까지 한국 야구에 등장한 외국인 선수들 중 최고의 이름값을 자랑한다. ⓒ 뉴시스 러셀은 지금까지 한국 야구에 등장한 외국인 선수들 중 최고의 이름값을 자랑한다. ⓒ 뉴시스

러셀의 등장이 키움을 넘어 한국 야구에 큰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매 경기, 매 순간 진지하게 야구를 대하는 자세가 아무래도 선수들에게 큰 자극이 되기 때문이다.


KBO리그는 1998년 외국인 선수 제도를 도입하면서 몇 단계 성장을 이뤘다. 차원이 다른 타자들의 타격 기술은 물론 투수들의 변화무쌍한 구질을 국내 선수들이 앞 다퉈 배우기 시작했고, 이는 리그의 수준이 크게 향상되는 효과로 이어졌다.


특히 지난 2000년 삼성에서 뛰었던 훌리오 프랑코는 고작 1년간 KBO리그에 몸담았으나 지금도 회자되는 대표적인 외국인 선수다. 기록도 출중했으나 그가 오래도록 기억되는 이유는 그라운드 밖에서의 프로 의식을 선수들에게 알려줬기 때문이다.


러셀은 올 시즌만 KBO리그에서 뛰고 다시 메이저리그로 돌아갈 가능성이 매우 높은 선수다. 하지만 그는 성공한 프로 선수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 몸소 실천하고, 이를 직, 간접적으로 다른 선수들에게 전파하고 있다. 26세의 젊은 선수가 한국 야구에 어떤 족적을 남길지 많은 야구팬들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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