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컵스와 메이저리그 선발 데뷔전서 3.2이닝 1실점
마무리로 시즌 출발, 코로나19 악재 속 MLB 선발 데뷔전
‘KK’ 김광현(세인트루이스)이 오랜 기다림 끝에 미국 메이저리그서 선발 데뷔전을 치렀다.
김광현은 1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의 더블헤더 원정 1차전에 선발로 나와 3.2이닝 동안 3피안타(1피홈런) 3볼넷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1-1 동점이 된 4회말 투아웃까지 잡은 뒤 투구 수 57개를 기록하자 불펜 존 갠트와 교체되며 첫 선발 등판을 마쳤다.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무대서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르기까지는 다소 오랜 시간이 걸렸다.
KBO리그서 2014시즌을 마친 뒤 독점 협상권을 가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협상에 나섰다가 무산된 바 있었던 김광현은 올 시즌을 앞두고 세인트루이스와 2년간 800만 달러에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스프링캠프에서 5선발 경쟁에 돌입했던 김광현은 4경기 8이닝 5피안타 11탈삼진 무실점으로 빼어난 성적을 거뒀지만 생소한 마무리 투수 보직을 부여받고 시즌에 돌입했다.
하지만 미국 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세로 개막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메이저리그 데뷔도 늦춰졌다. 섣불리 귀국에 나설 수도 없었던 김광현은 가족과 오랜 시간 떨어져 지내는 등 외로움과도 싸워야했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25일 피츠버그와의 개막전서 마운드에 오른 김광현은 1이닝 2피안타 2실점(1자책)으로 세이브를 챙겼다.
그러나 이후 세이브 상황이 주어지지 않다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팀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면서 또 다시 기약 없는 기다림이 시작됐다.
그 사이 김광현은 보직을 바꿔 4선발로 전환했고, 빅리그 두 번째 경기를 선발투수로 치렀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1회부터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던 김광현은 1사 만루 위기를 탈출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3회까지 무실점 호투 행진을 이어갔다. 1-0 앞선 4회말 선두타자 햅에게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포를 허용하긴 했으나 보티와 페글리를 연속 내야 땅볼로 유도한 뒤 갠트와 교체됐다.
첫 선발 등판인 만큼 많은 투구 수를 가져가진 못했지만 평균자책점을 9.00에서 3.86으로 대폭 끌어내리면서 다음 등판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