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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공기업 'A매치 데이' 다가오는데…코로나 재확산 '변수'


입력 2020.08.23 06:00 수정 2020.08.23 06:39        이충재 기자 (cj5128@empal.com)

다음달 12일 한국은행, 금감원, 예탁원, 예보 등 필기시험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대비…"현재까지는 일정대로 진행"

주요 금융기관의 하반기 채용 일정이 시작됐다.(자료사진)ⓒ뉴시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 수출입은행 등 금융공공기관의 하반기 채용 일정이 시작된 가운데 코로나19가 재확산 추세를 보이고 있어 금융권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과 산업은행, 금융감독원, 수출입은행, 주택도시보증공사 등의 필기시험이 다음달 12일에 일제히 치러질 예정이다. 금융공기업·기관들의 올해 하반기 채용규모만 780명 수준이다.


문제는 주요 금융공기업들이 입사시험을 모두 같은 날로 정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취업준비생 사이에선 이를 국가대표팀 축구시합에 빗대 'A매치'라고 부른다. 시험날짜가 같다보니 지원자들은 중복지원이 불가능해 진다.


이 때문에 'A매치' 당일에는 취업준비생들이 퀵서비스오토바이를 타고 시험장을 옮겨 다니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금융공기업의 좁은 문을 뚫기 위해 복수지원을 감행할 경우, 적지 않은 리스크를 감수해야 했다.


통상 한국은행이 먼저 시험 날짜를 공고하면 다른 금융 공기업과 기관들이 뒤따라 같은 날짜에 필기시험 일정을 잡았다. 서로 우수한 인재를 뺏기지 않기 위해 경쟁을 벌이다 결국 '암묵적 동의'에 따라 같은 날짜에 시험을 치르게 된 것이다.


금융공기업의 시험일 중복은 2000년대 중반부터 시작됐다. 배경에는 한은과 금감원의 미묘한 자존심싸움이 숨어 있다는 게 금융권의 설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험날짜가 달랐을 때 지원자들이 합격통지를 받고도 안가는 일이 생기는데, 자존심 싸움을 벌이는 한은과 금감원이 '우리쪽에 붙고도 저쪽으로 갔다'는 말에 틀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에도 한국은행이 일찌감치 필기시험 날짜를 12일로 못 박았다. 한은은 경제학(22명 이내)·경영학(15명 이내)·법학·통계학·컴퓨터공학(각 6명 이내)으로 나눠 55명 안팎의 종합기획직원(G5)을 뽑는다.


종합직원(5급)을 모집 중인 금감원의 채용 분야는 경영학, 법학, 경제학, IT, 통계학, 금융공학, 소비자학 등이다. 각 분야에서 총 90여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학력, 연령 등의 제한 없이 지원이 가능하다.


산은은 다음달 12일에 필기시험을 거쳐 10월 중하순에 1∼2차 면접으로 60여명을 뽑는다. 수은은 '하반기 전문직 신입행원' 모집을 통해 35명 규모의 인력을 채용한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올해 신입직원 38명을 뽑고, 예금보험공사는 30명 규모 인원을 신규 채용한다.


금융공기업은 정년이 보장되는데다 대기업 뺨치는 급여로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선 '신도 부러워하는 직장'으로 통한다. 금융공기업이 구직자의 선망의 대상이다 보니 응시생만 매년 2~3만명에 달한다.


그만큼 채용일정 변경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이미 채용 공고가 나간만큼 현재까지는 일정대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부적으로는 시험일정을 연기하거나 취소해야 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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