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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 커지는 소수점 주식매매…증권사 시장선점 사활


입력 2020.08.25 05:00 수정 2020.08.24 17:10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한국투자, 미국 대형 우량주 사고파는 미니스탁 인기몰이

연내 국내주식도 소액거래 제한 풀려 고가주식 접근성↑

금융당국이 국내 주식도 소액단위의 금액으로 거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 주식 투자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서비스 경쟁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데일리안DB 금융당국이 국내 주식도 소액단위의 금액으로 거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 주식 투자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서비스 경쟁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데일리안DB

# 뒤늦게 동학개미 투자 열기에 가담하며 쏠쏠한 재미를 본 직장인 신모씨는 해외주식에도 관심이 생겼다. 하지만 막상 투자하려고 보니 애플이나 테슬라 같은 주식들은 너무 비싸 엄두가 나지 않았다. 예컨대 테슬라 주식을 사려면 1주당 2000달러를 넘는 비싼 가격에 살 수 밖에 없다. 신씨는 소액으로도 미국의 대형 우량주를 살 수 있는 서비스를 증권사가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곧바로 해당 증권사의 계좌를 개설했다. 이 증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이른바 주식의 소수점 단위 거래가 가능하도록 해서 신씨는 좀 더 편리하고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도 미국의 우량주식을 살 수 있게 됐다.


금융당국이 국내 주식도 소액단위의 금액으로 거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 주식 투자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서비스 경쟁에 나서고 있다. 향후 국내 주식도 주식 수가 아닌 금액 단위로 거래하는 것이 허용될 경우 소액단위의 소수점 매매 시장 규모도 크게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해외주식 투자 열풍이 점점 더 거세지면서 소액만으로 주식투자가 가능한 서비스를 내놓는 증권사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증권사들은 한주당 60만원에 육박하는 애플 주식이나 240만원대의 테슬라 같은 고가의 해외주식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 경쟁에 나서고 있다.


소수점 해외주식 거래를 가장 먼저 시작한 신한금융투자는 내달 말께 이 서비스와 연동해 마일리지·캐쉬백·포인트나 상품권·기프티콘 등으로도 소액의 해외 주식을 살 수 있게 하는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앞서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2018년 미국 주식에 대해 소수점 이하 두자리(0.01) 단위로 매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시한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1000원 단위의 소액으로 미국의 대형 우량주 260여 종을 사고 팔 수 있는 서비스인 ‘미니스탁‘을 선보였는데 해외주식을 거래하는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미니스탁은 1주 단위로 구매해야 했던 해외주식을 별도의 환전 없이 1000원 단위로 주문해 소수 여섯째 자리까지 나눠 매수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한글로 기업명을 찾을 수 있고 동의어 또는 초성으로도 검색할 수 있다. 또 투자 테마와 쇼핑백 기능을 통해 한 번의 클릭으로 여러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지난 11일, 구글 안드로이드마켓에서는 지난 12일 각각 서비스를 시작했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미니스탁 서비스에 대해 "2030세대와 소액 투자자도 자산관리 시장에 쉽게 진입할 수 있고 다양한 시장에 분산 투자할 수 있다을 뿐 아니라 국내 개인투자자의 금융 이해 증진과 금융시장 활성화에도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래에셋대우도 연내 모바일로 소수점 이하 단위로 해외 주식을 매매하는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 서비스는인공지능(AI) 기반 온라인 자산관리 서비스 업체인 콰라소프트와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삼성증권도 빠른 시일내에 소수점 이하 단위 해외 주식 매매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최근 금융규제 개선방안을 발표해 해외주식에 이어 연내 국내주식에 대해서도 소액투자가 가능토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는 주식수가 아닌 금액 단위로도 거래하는 방안을 허용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예컨대 삼성전자 주식을 1주 단위로 거래하는것이 아니라 소수 단위로 쪼개서 0.1주를 살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해 4월부터 핀테크(금융기술) 등 혁신적 기술을 활용한 기업에 규제 적용을 한시적으로 유예해주는 ‘금융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운영해왔다. 110건이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고, 이 중 51건이 시장에 출시됐다.


증권사들은 국내 주식의 소수점 매매가 허용되면 개인투자자의 증시 유입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사 관계자는 "소수점 투자가 허용되면 개인들의 고가 주식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고 우량주에 개인자금이 더 많이 유입되는 효과로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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