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우려에 외식 대신 배달 주문↑, 정부도 매장 보다 배달 음식 권고
배달 전용 매장 및 브랜드 론칭하고 위생등급제 등 위생 강화 총력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르게 늘면서 배달음식 주문량이 1년 새 두 배 이상 증가할 정도로 시장이 급격하게 확대되고 있다.
감염 우려에 외출을 자제하는 '집콕족'이 늘어난 데다 재택근무, 개학 연기 등으로 외식업계도 매장 대신 배달 비중을 확대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27일 G마켓과 옥션이 올해 1월 1일부터 8월 24일까지 음식배달 주문량을 살펴본 결과,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배 이상(1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1월부터 매달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하며 8월(8.1-8.24) 주문량이 1월 동기 대비 65%, 전월과 비교해도 18%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와 온라인수업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길어진 것이 음식배달서비스의 수요를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보건당국에서도 배달음식 활용을 권고하고 나섰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최근 코로나19 예방 행동요령 중 하나로 음식점, 카페 방문보다 포장, 배달음식을 활용하라고 당부했다.
외식업계에서도 이 같은 수요에 대응해 배달 비중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매장을 찾는 손님이 감소하면서 부진을 상쇄하기 위한 전략으로 배달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것이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으로 뷔페식당 등 영업이 중단되면서 배달 시장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높아졌다.
지난해 4월 자체 주문앱을 출시한 교촌치킨은 지난달 주문앱을 통한 매출액이 올 1월 대비 35%, 작년 7월과 비교해서는 두 배가량 증가했다. 주문앱 월 매출액은 50억원을 돌파했으며 멤버십 회원도 30만명을 넘어서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BBQ는 배달, 픽업에 특화된 비대면 소형 매장 강화에 나섰다. BBQ가 지난 6월 말 론칭한 배달 전문 소형 매장인 'BSK'(BBQ Smart Kitchen)는 한 달 만에 계약건수 50건을 돌파했다.
이 매장은 언택트 트렌드에 맞춰 홀 운영 없이 오직 전송(배달)과 포장으로 특화된 모델이다. 8평에서 12평 정도의 소규모 공간에서 운영되며 전송은 배달대행에 100% 맡기게 된다.
이에 앞서 BBQ는 지난 5월 미리 조리된 음식을 바로 담아 먹을 수 있는 '그랩 앤 고(Grab&Go)' 시스템을 용산 아이파크몰점에 도입하는 등 소형 매장과 매장 내 체류 시간을 줄이는 서비스를 확대 중이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빕스(VIPS)는 최근 배달 전용 브랜드 '빕스 얌 딜리버리' 서비스를 시작했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위메프오 등 배달앱과 매장 전화 주문으로 이용할 수 있다.
서비스는 수요가 많은 서초, 송파 지역을 시작으로 향후 순차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스쿨푸드의 배달 전문 브랜드 ‘스쿨푸드 딜리버리’는 식약처 위생등급제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배달 음식을 선호하지만 위생에 대한 우려가 큰 소비자들을 위해 배달 위생 강화에 더욱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현재까지 해당 제도를 도입한 매장은 총 17곳으로, 스쿨푸드딜리버리 양재점 등 12곳의 매장이 ‘매우 우수’를, 스쿨푸드 롯데몰동부산점과 산본점은 각각 ‘우수’와 ‘좋음’ 등을 획득했다.
다수의 외식 브랜드를 보유한 대형 프랜차이즈 기업들은 통합 멤버십 앱 서비스를 강화하는 추세다. 브랜드 별로 분리돼 있던 멤버십 서비스를 하나로 통일해 고객들의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이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GRS는 최근 롯데리아와 엔제리너스, 크리스피크림 도넛, TGI 프라이데이스, 빌라드샬롯 등 자사의 외식 브랜드를 하나로 통합한 멤버십 앱 '롯데이츠(LOTTE EATZ)'를 공식 론칭했다.
SPC그룹 파리바게뜨는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업계 최초로 집 앞 매장에서 픽업할 수 있는 와인 스마트 오더 서비스인 '내 집 앞의 와인샵'을 론칭했다.
SPC그룹 통합 어플리케이션인 해피앱을 통해 원하는 와인을 선 결제하면, SPC그룹 소믈리에가 엄선한 20여종의 다양한 와인을 원하는 매장에서 편리하게 수령할 수 있다.
매장에는 와인과 마리아주(mariage, 술과 음식의 궁합)를 이루는 다양한 베이커리 제품도 마련돼 와인 픽업 시 함께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배달앱을 통한 배달 비중이 높아져 가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로 배달 주문 수요가 급증했다”면서 “아무래도 매장 매출이 줄다 보니 상대적으로 상황이 괜찮은 배달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어 “외식 브랜드 대부분 배달 전용 메뉴를 신설하거나 배달앱 제휴를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일부 기업들은 아예 배달 전용 매장이나 브랜드를 추가하는 등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