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둘 사이 첫 인연
집권여당·제1야당으로 나뉘며 최근엔 쓴소리도
"이낙연 당파색 옅긴 하지만, 당대표 된 이상 엄연히 다른 얘기
대권주자 자리매김해야 하는 이낙연, 기조 뒤집기 부담일 수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의 선출과 함께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과의 협치 가능성도 주목을 받고 있다. 아울러 통합당을 이끌고 있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이낙연 대표의 오랜 인연에도 관심이 모인다.
김 위원장과 이 대표의 인연은 3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둘의 첫 만남은 김 위원장이 1980년대 초 민정당 국회의원을 지내던 시절, 이 대표가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로 근무하며 취재기자와 취재원의 관계로 시작됐다.
당시 김 위원장이 이 대표에게 특종을 줬던 비화는 유명하다. 이 대표는 지난 7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1985년 전두환 정부가 금융실명제를 연기할 것 같다는 특종을 보도했는 데, 그 보도의 소스가 김종인 당시 의원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표가 본격적으로 정계에 입문한 이후에는 주로 민주당 지도부에서 함께 활동하며 인연을 이어갔다. 김 위원장이 지난 2016년 민주당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을 때도 이 대표가 전남도지사로 재직하며 다양한 정국 현안에서 함께 협력했다.
다만 김 위원장이 통합당에 합류해 제1야당을 이끌어 나가는 입장이 된 후에는 둘의 관계가 예전만 못하다는 관측이 많다. 지난 3월 4·15 총선을 앞두고 김 위원장이 통합당 선거대책위원장으로 거론되자 이 대표가 직접 김 위원장을 찾아 만류했던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최근 들어 김 위원장이 이 대표를 향해 쓴소리를 보낸 적도 있다. 이 대표가 '친일 청산' 발언을 해 논란이 된 김원웅 광복회장의 광복절 연설을 옹호하자 김 위원장이 "그동안 정상적인 사람이라고 봤는데 깜짝 놀랐다"고 강도 높게 비판한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전임 지도부에 비해 비교적 당파적 색깔이 옅고, 취임 일성으로 '원칙 있는 협치'를 강조한 만큼 당분간 여야 관계가 수월하게 풀릴 것이라 보는 긍정론과 이전 관계와 별반 달라지는 것이 없을 것이라는 부정론이 양분되는 모양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30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낙연 대표의 그간 정치적 행보를 돌아볼 때 보다 유연성 있게 야당과 협상에 나설 것이란 기대는 충분히 해 볼 수 있다"면서도 "다만 국무총리나 평의원의 입장에서 합리적 목소리를 내는 것과 당대표로서 목소리를 내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더군다나 당내 세력을 아울러 대권주자로 자리매김해야 하는 이 대표의 입장에서 기존 민주당의 기조를 완전히 뒤집는 것이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이 대표가 경선 과정에서 당대표에 선출된 후 가장 먼저 김 위원장을 찾아뵙겠다고 강조했던만큼, 둘 사이의 만남은 조속히 이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