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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에너지에서 장기투자 모멘텀을 찾자”


입력 2020.09.18 08:30 수정 2020.09.18 07:13        데스크 (desk@dailian.co.kr)

한국 재생에너지 비중 4.8%, OECD 평균 27%에 크게 못 미쳐

효율적인 정책 과제로, 국내 기업도 밸류체인 경쟁력 갖춰야

세종 로렌하우스 주택 단지.ⓒ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세종 로렌하우스 주택 단지.ⓒ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1970년대 중반, 포항 앞바다에서 석유가 발견되었다는 소식 때문에 온 나라가 들썩인 적이 있었다. 어이없는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에너지 빈국의 애달픔을 간절히 느끼게 해준 사건이었다. 그로부터 50년이 지나 경제발전은 눈부시게 이뤘지만 에너지 문제는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그 문제를 풀어 줄 희망의 단초가 보이고 있다. 수소에너지가 바로 그것이다.


이처럼 수소에너지에 거는 기대가 큰 이유는 장점이 너무나 탁월하기 때문이다. 우선 수소는 우주 질량의 75%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풍부한 에너지원 중 하나이다. 게다가 지역적 편중 없이 보편적으로 존재하며 탄소를 함유하지 않은 아주 친환경적인 자원이다. 이 때문에 어느 에너지와도 비견할 수 없는 궁극의 에너지이자 인류에게 평등한 에너지로 불리고 있다. 어쩌면 지구환경 파괴와 에너지자원 고갈로 신음하는 인류에게 신이 주는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마저 든다.


그러나 이토록 훌륭한 에너지가 널리 사용되지 못하고 개념적인 에너지로만 인식되어 온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효용은 크지만 가격이 비싸고 인프라 구축이 어려웠기 때문일 것이다. 우선 수소의 추출 단계부터 획득 비용이 비싸고 그것을 얻게 하는 인프라 구축이 만만치 않은 것이 문제였다. 또한 획득 이후 저장과 유통 그리고 전기로의 전환을 위한 연료전지 등 일련의 수소에너지 생태계 구축도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고민들을 동시에 풀어 줄 실마리가 등장한 것이다. 바로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이다. 재생에너지가 만든 잉여전기로 물 분해를 해서 수소를 획득한다면 가격적으로 매우 유리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게다가 재생에너지를 수소 획득의 인프라로 해석한다면 가격 저항과 인프라 구축이라는 난제를 동시에 푸는 묘책이 된다고 본 것이다. 이처럼 재생에너지는 탄소경제에서 수소경제로 전환하는데 매우 효과적인 방안으로 인식되고 있고 그 중요성이 급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한국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현저히 낮다. 유럽계 에너지전문 컨설팅업체인 에너데이터 (Enerdata)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4.8%로 OECD 30개 조사국가 평균 27.2%에 비해 크게 못 미친다.


그나마 2030년까지 연료전지 등 신에너지까지 포함해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까지 늘리겠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의문이다. 최근 들어 이 낮은 비율조차도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의 전력 초과 공급 때문에 전력 품질이 훼손될 수도 있다고 걱정이 크다. 이처럼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재생에너지의 확대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은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생에너지의 확대는 반드시 필요하다. 좁은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다른 각도와 다양한 활용 차원에서 재생에너지를 바라보아야 한다. 즉, 재생에너지를 특정 에너지와의 대척점으로 인식하기보다는 수소에너지 자원의 활용 무기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맞는 방향이니 믿음을 갖고 재생에너지 확대에 힘을 모아야 한다.


한편 기업들은 혁신의 기지를 발휘해 수소에너지 밸류체인 속에서 역동적인 성장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 투자자인 나의 눈에는 이미 이런 기업들의 영리한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이들과 함께한다면 더 큰 투자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나는 지금도 1970년대 오일쇼크 당시 겪었던 두려운 기억을 희미하게나마 갖고 있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의 국민이라면 당연히 겪을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기억이다. 다행히 과거의 아픔을 극복할 수 있는 수소에너지 시대가 우리 앞에 와 있다. 그 문을 활짝 열어 우리 후손들에게 당당히 물려주도록 하자. 그래서 최소한 에너지만큼은 걱정하지 않고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주자.


ⓒ

글/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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