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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한화 출렁여도 수소차주 “내 갈 길 간다”


입력 2020.09.21 05:00 수정 2020.09.18 16:21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니콜라 사기 논란에 한화솔루션 13%↓...개인은 1063억원 사들여

“수소차산업 진입장벽 높아...경쟁력 갖춘 현대차에 더 집중해야”

니콜라가 도마에 오른 가운데 현대차 등 국내 수소 관련주들의 주가 상승 동력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니콜라가 제작한 수소트럭.ⓒ니콜라 홈페이지 캡처 니콜라가 도마에 오른 가운데 현대차 등 국내 수소 관련주들의 주가 상승 동력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니콜라가 제작한 수소트럭.ⓒ니콜라 홈페이지 캡처

미국 수소트럭 업체 니콜라 모터스의 사기 의혹이 점차 확산되면서 국내 수소 테마주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니콜라에 투자한 한화그룹 계열사 주가가 하락한 가운데 현대차는 반사이익 효과를 보는 등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증권가는 이번 사태로 인해 현대차가 가진 수소차 경쟁력과 관련 소재·부품업체들의 성장 모멘텀이 자극받을 것으로 관측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8일 한화는 전장 대비 0.56% 내린 2만6750원, 한화솔루션은 0.12% 오른 4만255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 11일부터 이날까지 한화(-11.3%)와 한화솔루션(-13.6) 주가는 10% 넘게 떨어졌다. 반면 현대차는 니콜라의 협업 제안 거절 등이 반사이익으로 작용하면서 7.1% 올랐다. 니콜라 창업주 트레버 밀턴은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현대차에 두 차례 협력 제안을 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또 현대차는 지난 15일 수소상용차 관련 미래 기술 설명회를 개최해 미국 시장을 타깃으로 한 수소 트랙터를 2022년 상용화하겠다고 밝혔다. 니콜라의 기술력을 둘러싼 의혹이 커진 상황에서 북미 수소상용차 시장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나선 것이다. 앞서 니콜라 주가가 급등하면서 ‘니콜라 테마주’로 엮였던 국내 수소 관련주도 11일부터 이날까지 등락을 거듭했다. 일진다이아(3.6%), 이엠코리아(22.6%) 등이 상승세를 이어나갔다.


주가가 내려앉은 한화그룹도 개인투자자들은 저점 매수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니콜라 이슈가 불거진 지난 11~17일까지 기관은 한화솔루션 주식을 1063억원 순매도하며 코스피 종목 중 삼성전자, 네이버 다음으로 많이 팔아치웠다. 기관은 한화도 181억원 순매도 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역시 한화솔루션과 한화를 각각 60억원, 75억원 순매도 했다.


반면 개인은 한화솔루션을 1065억원을 순매수해 국내 증시 종목 중 네이버, 카카오, 삼성전자우 다음으로 많이 사들였다. 한화도 249억원을 순매수 하며 추가적인 주가 하락을 방어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최근 한화그룹이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 수혜주로 부상한 만큼,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저가 매수 기회가 온 것으로 인식한 모습이다.


니콜라의 기술 사기 논란은 공매도 업체 힌덴버그가 지난 10일 니콜라가 사기업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불거졌다. 보고서는 2018년 니콜라가 내놓은 주행영상 속 트럭을 겨냥해 “자체 동력 없이 언덕에서 밀어 굴러 내렸다”고 폭로했다. 이에 니콜라 측은 “니콜라 주식을 공매도한 힌덴버그가 주가 폭락을 노려 큰 이득을 취하려는 의도”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법무부가 조사에 착수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2018년 비상장사인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을 통해 1억달러(약 1200억원)를 투자해 니콜라 지분 6.13%를 취득했다. 한화종합화학의 지분 36.05%를 한화솔루션이, 한화솔루션의 지분 37.25%를 한화가 보유하고 있다. 한화는 지난 6월 니콜라의 나스닥 상장 소식에 52주 신고가를 새로 쓰는 등 주가 재평가 기대감이 커졌지만 이번에는 니콜라발 악재에 발목에 잡힌 상태다.


다만 증권가는 니콜라의 사기 논란으로 인해 오히려 한국 수소차 산업의 경쟁력이 부각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기차와 달리 수소차 산업의 진입장벽이 높다는 것이 니콜라 논란으로 확인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수소차에 대한 개발 능력과 대량 생산 체제를 동시에 갖춘 업체는 현대차와 토요타밖에 없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니콜라는 테슬라와 비교할 수 없는데 테슬라는 전기차 시대를 개화시킨 장본인이었지만 니콜라는 수소차의 아이콘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 연구원은 “니콜라보다는 현대차의 수소 스토리를 주목하는 것이 논리적”이라며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현대차와 이를 뒷받침하는 소재·부품업체들의 성장 모멘텀은 이제 시작”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의 수소차 관련업체들 중 수소연료전지 스택의 멤브레인 상용화 업체인 상아프론테크, 수소 저장탱크 제조업체인 일진다이아, 공기베어링을 적용한 공기압축기를 공급하고 있는 뉴로스 등을 제시했다.


투자자들의 고심이 커진 한화솔루션의 경우, 올해 3분기 석유화학부문의 턴어라운드가 예상되는 등 긍정적인 이슈가 남아있다는 평가다. 한화솔루션의 주요 석유화학 제품은 2분기를 저점으로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그린뉴딜 정책 수혜감도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이안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솔루션의 3분기 석유화학부문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태양광 사업부문도 2분기를 저점으로 회복세에 있고 내년부터는 그린뉴딜 등 정책강화로 인해 설치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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