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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선언 2주년] 북한도 합의 준수 의지 있다?…"문제는 비핵화"


입력 2020.09.19 06:00 수정 2020.09.19 05:20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北, 연락사무소 폭파·GP 재주둔으로 합의 파기

이인영 "北 합의 이행 의지 있어"

南北 합의 목적지는 결국 '北 비핵화'

트럼프도 못 믿는 北 비핵화 의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자료사진).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자료사진). ⓒ한국공동사진기자단

9·19 평양공동선언과 남북군사합의가 2주년을 맞았지만 남북관계는 좀처럼 냉각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북전단을 빌미로 대남 대적사업에 시동을 건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감시초소(GP) 재주둔 등을 통해 합의를 파기한 상황이지만, 한국 정부는 북한이 합의 준수 의지를 갖고 있다며 두둔하는 분위기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16일 판문점 기자회견에서 "연락사무소 폭파는 분명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대남 군사행동 보류 △재설치됐던 대남확성기 철거 △대남전단 살포 계획 중단 등을 거론하며 "북측도 나름대로 합의를 준수하려는 의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북 합의가 결국 북한 비핵화를 통한 평화 정착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북한의 합의 준수 의지는 비핵화 진척 여부에 달려있다는 지적이다.


"北이 핵포기 않는다는 걸 트럼프가 확인"
'단계적 비핵화' 요구…비핵화 의지 의심케 해


한국 정부 판단과 별개로 북한의 실질적 협상 파트너인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워터게이트' 특종기자인 밥 우드워드의 신간 '격노'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집을 너무 사랑해서 팔지 못하는 누군가'처럼 김정은 위원장이 핵무기를 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부동산 재벌인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경험에 빗대 북한 비핵화 의지에 의구심을 표한 셈이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북한이 핵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는 걸 트럼프 대통령이 확인한 것"이라며 "이는 김정은 위원장이 핵 보유 의지를 드러냈다는 뜻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부동산 재벌 입장에서 정확하게 표현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자료사진). ⓒ조선중앙통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자료사진).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일괄타결 대신 단계적 비핵화를 고수하고 있는 것 역시 비핵화 의지를 의심케 하는 대목으로 평가된다.


이인배 협력안보연구원장은 하노이 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영변 플러스 알파' 제안을 거부하고 영변 한 곳을 협상 마지노선으로 제시했다며 "핵을 포기할 의사가 없으니 추가 조치를 용인할 수 없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비핵화 의지가 있다면 추후 폐쇄할 수밖에 없는 시설들을 앞당겨 문을 닫자는 데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마커스 갈로스카스 전 미 국가정보국(DNI) 북한정보담당관은 지난 16일(현지시각) 미국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가 화상으로 개최한 회담에서 "지금까지 미국이 북한과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비핵화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은 북한이 핵을 포기할 의도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北 주요인사 담화에 주목할 필요도
"비핵화라는 개소리는 집어치우는 것이 좋다"


북한이 주요 인사들의 개인 담화를 통해 비핵화 의지가 없다는 점을 직간접적으로 밝혀온 만큼 '희망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지난 7월 담화에서 "'비핵화조치 대 제재해제'라는 북미협상의 기본주제가 '적대시철회 대 조미(북미)협상재개'의 틀로 고쳐져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형식상 '새로운 접근'을 미국에 요구하며 비핵화라는 주제를 협상 테이블에서 배제하려 했다는 평가다.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은 지난 6월 담화에서 "우리는 미국이 가해오는 지속적인 위협을 제압하기 위해 우리의 힘을 계속 키울 것"이라며 "비핵화라는 개소리는 집어치우는 것이 좋다"고 했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지도하며 기뻐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지도하며 기뻐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조선중앙통신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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