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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재양성 705명에 재감염 의심사례까지…"감기처럼 반복 감염될 수도"


입력 2020.09.22 04:00 수정 2020.09.23 14:53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서울 거주 20대 女, 완치판정 뒤 양성반응 보여

"재감염 사례라고 확정지어 말하기 어려워"

1·2차 입원시 각각 V그룹·GH그룹 감염

같은날 러시아서 재감염 사례 확인돼

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보행자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보행자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20일 기준 국내에서 코로나19 완치 후 '재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은 705명으로 파악됐다.


재양성 판정은 완치 판정을 받은 확진자 추가 진단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이는 경우를 뜻한다.


방역 당국은 그간 재양성 판정이 바이러스에 재감염됐다는 뜻은 아니라고 강조해왔다. 일부 환자들의 경우, 완치 판정 이후에도 전파 가능성은 없지만 체내에 남아있는 바이러스가 있어 양성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방역 당국은 이 같은 특성을 감안해 관련 확진자들을 '재검출자'라고 표현해왔다.


하지만 21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국내 확진자 중 1명이 한 달여 간격으로 서로 다른 '계통(clade)'의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재감염 사례로 분류될 수 있는 사례가 처음으로 확인됐다는 뜻이지만, 방역 당국은 아직 관련 가능성에 선을 긋는 모양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아직까지는 '재감염 사례'라고 확정지어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면서도 "재감염이 의심되는 사례가 있다는 것을 지난주에 보고 받았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재감염 의심사례로 분류된 A씨는 서울 거주 20대 여성으로 파악됐다. A씨는 지난 3월 확진자로 분류돼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일주일여 뒤인 4월 초 다시 증상이 발현됐고,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아 치료를 받았다. A씨는 두 차례 입원과정에서 기침·가래 증상을 보이긴 했으나 증상이 심각하진 않았다고 한다.


진단검사 결과상 A씨는 1차 입원 당시에는 'V그룹', 2차 입원 당시에는 'GH그룹'에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코로나19 바이러스지만 서로 다른 계통의 바이러스에 감염된 만큼 재감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정 본부장은 A씨가 1차 퇴원(격리해제) 이후 일주일여 만에 재입원한 만큼 "항체가 충분히 형성이 안 됐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이는 여러 가설 중 하나이다. 구체적인 것은 항체검사 결과, 임상 소견, 바이러스 유전자 분석결과에 대한 해석 등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다각적인 전문가들의 검토를 거쳐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재감염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홍콩·벨기에·미국 등에서 5건만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3월에는 S·V그룹 △3월부터는 G그룹 △최근에는 GH그룹이 유행하고 있어 '재양성 판정'을 받은 705명 가운데서도 재감염 사례가 추가로 확인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정 본부장은 재감염이 갖는 의미에 대해 "코로나바이러스가 보통 감기를 일으키는 일반적인 코로나바이러스나 인플루엔자처럼 일부 변이를 하게 되고 그런 경우에는 재감염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는 뜻"이라며 "일반적인 코로나바이러스·인플루엔자처럼 면역이 평생 유지되지 않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감염이 될 수 있는 패턴을 보여줄 수 있다"고 밝혔다. 매년 다른 계통으로 유행하는 독감 등과 같이 코로나19 역시 '계절 유행병'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그는 재감염 가능성과 관련해 코로나19에서 회복한 사람들도 "새로운 유형의 바이러스에 노출될 경우 (추가) 감염될 수 있다"며 "감염예방수칙을 항상 준수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한 의료 관계자가 개발 중인 스푸트니크 V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투약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AP/뉴시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한 의료 관계자가 개발 중인 스푸트니크 V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투약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AP/뉴시스

한편 러시아 타스통신은 21일(현지시각) 코로나19에 재감염됐던 시베리아 투바 공화국 수장 숄반 카라올이 모스크바에서 치료 한 달여 만에 회복됐다고 보도했다. 방역 당국이 재감염 사례로 언급한 5건에 러시아 사례가 포함됐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앞서 카라올은 지난 5월 25일 1차 확진 판정을 받고 입원 치료 후 6월 4일 완치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1차 감염 당시엔 증세가 경미했지만, 지난 8월 24일 2차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로는 심한 두통과 폐렴 증세로 한 달여 동안 치료를 받은 뒤 완치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러시아 보건부 감염병 수석자문의사인 블라디미르 출라노프 모스크바 세체노프 의대 교수는 "재감염 사례가 아주 희귀하다"면서도 "코로나19를 앓고 면역체계가 약해진 사람의 경우, 항체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아 재감염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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