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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입장과 불일치 연설한 한국 대통령 처음"


입력 2020.09.24 11:12 수정 2020.09.24 11:15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美 전직 고위 관리들, 文 유엔 '종전선언' 발언 비판

"중국·러시아·북한 유엔군 철수 주장에 구실만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총회장에서 열린 제75차 유엔 총회에서 기조연설을 영상으로 전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총회장에서 열린 제75차 유엔 총회에서 기조연설을 영상으로 전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 중 '종전선언' 발언과 관련해 미국에서 "한국의 대통령이 유엔에서 미국 의회, 행정부의 입장과 이렇게 일치하지 않는 연설을 하는 것을 본 적이 거의 없다"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미국 매체인 '미국의 소리(VOA)'는 23일(현지시간) 한반도 문제를 다뤘던 전 미국 행정부 고위 관리들의 발언을 인용,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을 지낸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부소장은 VOA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전쟁 종전을 선언하는 것이 완전한 비핵화의 길을 열어주지 못한다"며 "종전선언은 중국, 러시아, 북한이 유엔군사령부와 한미연합사령부,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는 구실만 줄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린 부소장은 또 "한국 대통령이 유엔에서 미국 의회, 행정부의 입장과 이렇게 일치하지 않는 연설을 하는 것을 본 적이 거의 없다"며 "평화와 통일로 향하는 한 단계로서 평화조약 체결을 촉구했다면 괜찮았겠지만 평화를 선포함으로써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환상"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이 거꾸로 알고 있는 것 같다"는 비판도 나왔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한국전 종전 선언이 한반도에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정착시키는 열쇠가 아니라, 북한 비핵화를 달성하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한국전쟁을 영구히 종식시키기 위한 필요조건"이라고 말했다.


리비어 차관보는 그러면서 "미국은 한국전이 끝났다고 그저 선언할 수 없다"며 "그런 선언은 다른 조치들이 따르지 않는 한 진정한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로버트 갈루치 전 미국 국무부 북핵 특사도 "남북한과 북미 관계 정상화를 위해서는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폐기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으로 복귀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은 좋은 것이지만, 이는 핵무기 관련 사안 등 현재의 충돌 상황에 대한 해법을 향한 다른 움직임과 연계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영상 기조연설에서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비핵화와 함께 항구적 평화 체제의 길을 여는 문이 될 것"이라며 '한반도 종전선언'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요청한 바 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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