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험업계 가치 유출…보완책 마련 시급"
우리나라 보험사들이 해외 재보험에서 떠안은 손실이 최근 5년 간 2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국내 보험업계 수익의 해외 유출에 따른 손실을 줄이기 위해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송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 보험사의 해외재보험 수지는 총 1조9907억원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권별로 보면 우선 손해보험업계의 조사 대상 기간 누적 손실액이 1조3432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재보험업계는 5065억원, 생명보험업계는 1410억원의 손실을 나타냈다.
재보험은 보험사나 재보험사가 보험 계약의 책임 전부 또는 일부를 위험 관리 목적으로 다른 보험사나 재보험사에 넘기고 것으로 이른바 보험사를 위한 보험이라 불린다. 다른 보험사로부터 보험 책임을 받는 수재 계약과, 반대로 다른 보험사에 보험 책임을 넘기는 출재 계약으로 구분된다.
문제는 국내 보험사들이 해외 보험사로 출재한 계약에서 막대한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5년 간 수재 계약에서는 1조7482조원의 이익을 기록했지만, 출재 계약에서는 무려 3조7389억원의 손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해외 출재의 경우 국내 보험사의 보험 책임을 해외 보험사에 일부 또는 전부를 이양했기 때문에 평소 국내 보험사의 고객이 내는 보험료가 해외 보험사로 흘러가는 비용이 된다. 반대로 보험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지급하는 보험금과 보험수수료는 해외 보험사로부터 받기 때문에 국내 보험사의 수익이 된다. 이처럼 국내 보험사들이 해당 기간 해외 보험사로 지출한 재보험료 비용은 21조127억인 반면, 해외 보험사로부터 받은 재보험금 수익과 수수료는 17조2737억원에 그쳤다.
이런 해외 재보험 출재로 인한 손실은 무리한 출재에서 비롯됐다는 비판이다. 일반적으로 국내 보험사가 계약 중인 보험 상품의 위험부담을 분산할 목적으로 재보험 출재가 이뤄지고 있어서다. 그러나 위험부담 완화에 편중한 나머지 면밀한 재보험관리 체계 없이 출재 계약을 계속 맺는 실정이다.
금융당국도 해외출재 손실을 감축할 방안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해외 재보험의 손실 문제는 2018년에도 지적된 바 있다. 당시 금감원에서는 우량 해외물건의 수재를 적극 지원하고, 계약 결정에 있어 종합적인 판단을 하는 언더라이팅 기능을 제고해 재보험사 손익구조 선진화를 지속 유도하겠다고 강조했지만, 아직까지 뾰족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송 의원은 "해외 보험사와의 재보험에서 만성적인 적자가 지속되는 만큼 국내 보험사는 손해를, 해외 보험사는 이익을 보는 것"이라며 "무분별한 출재 운영으로 우리 보험업의 가치가 해외로 유출되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당국에선 2년 전 보험사의 정교한 재보험관리와 감독제도의 국제적 정합성 제고를 이루겠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국내 보험의 자본경쟁력이 부족한 현실 진단만 하고 있다"며 "과거에 이미 문제를 인식했지만 이렇다 할 개선안은커녕 오히려 손실만 심화되고 있으므로 더욱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손실 보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