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S20 FE ‘0원’ 제시하는 곳은 ‘사기’…지원금 규모 미정
LG 윙 불법보조금 횡행…109만원 제품 45만원으로 둔갑
삼성전자 신규 스마트폰 ‘갤럭시S20 FE(팬 에디션)’ 사전예약이 시작되고 LG전자 ‘LG 윙’이 출시된 6일 오후 ‘성지’로 알려진 서울 광진구 강변 테크노마트 휴대전화 집단상가는 평일인 탓인지 한산했다.
상인들은 마스크를 쓴 채 연신 “알아보고 가세요” “어떤 기종 찾으세요”라며 몇 안 되는 손님들의 발길을 잡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두 제품 모두 ‘0원폰’ 대란은 없었다. 특히 갤럭시S20 FE는 이동통신 3사가 이날 예고성 공시지원금을 밝히지 않아 가격 정책 자체가 내려오지 않은 상태였다.
판매점들 모두 갤럭시S20 FE 구매 조건을 물으면 “아직 89만9800원이라는 출고가 외에 지원금 규모가 정해지지 않아서 얼마에 살 수 있다고 말해주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동네 소규모 판매점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일부 온라인 채널에서 갤럭시S20 FE를 ‘0원’에 살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이는 ‘사기’ 행위에 불과하다는 결론이다.
한 판매자는 “갤럭시S20 FE는 공시지원금이 나오지도 않았는데, 만약 일정 기간 사용한 뒤 기기를 반납하는 조건 외에 얼마를 지원해주겠다고 확정적으로 이야기하는 곳이 있다면 사기를 치는 것이니 절대 예약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몇몇 판매점은 갤럭시S20 FE 조건을 물으니, 사양이 떨어지는 보급형 제품을 사지 말고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20’나 ‘갤럭시노트20’를 구매하라고 추천하기도 했다.
실제로 두 제품은 최근 이동통신사 공시지원금이 최고요금제 기준 60만원까지 치솟았다. 여기에 판매점들이 ‘불법보조금’까지 얹어 출고가 100만원을 훌쩍 넘는 제품이 0원폰으로 둔갑하는 등 시장 혼란이 발생했다.
한 판매자는 “갤럭시S20는 10만원, 갤럭시노트20는 8만5000원까지 가능하다”며 “다만 기존 이통사를 다른 곳으로 변경(번호이동)하고 6개월간 8만5000원짜리 5세대 이동통신(5G) 요금제를 유지하는 조건이 붙는다”고 했다.
LG 윙은 출시 첫날부터 불법보조금이 횡행했다. 이곳 판매자들은 규제 당국인 방송통신위원회 단속을 피하기 위해 구두로 가격 조건을 제시하지 않고 계산기에 숫자를 찍어 보이는 식으로 안내한다.
첫 판매점에서 계산기 위에 찍히던 ‘60’이라는 숫자는 아무리 발품을 팔아도 ‘45’에서 멈춰 더 아래로 내려가지 않았다. 이보다 싸게 팔면 남는 것이 없다고 했다. 출고가 109만8900원 제품을 반값 이하인 45만원에 구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번호이동을 하면서 7만5000원짜리 요금제를 4개월 간 유지하고, 공시지원금 대신 매달 통신요금을 할인받는 25% 선택약정할인을 선택하는 조건이다.
이 조건을 제시한 판매자는 “출시 첫날인데도 지원금(불법보조금)이 60장(60만원을 뜻하는 은어) 이상 붙은 것이면 정책이 상당히 좋은 편”이라며 “주말이 돼도 더 정책이 좋아질 것 같진 않으니 사려면 지금 사라”고 추천했다.
이번 추석 연휴 기간 갤럭시노트20이 ‘0원폰’으로 둔갑하는 대란이 발생하면서 방통위로부터 경고를 받은 이통사들이 당분간은 몸을 사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출시 첫날인 탓인지 아직 LG 윙 실구매자는 거의 없는 듯했다. 대부분의 매장에는 제품 목업(모형)조차 갖춰지지 않았다.
한 판매자는 “폴더블 스마트폰인 ‘갤럭시폴드’나 LG 윙처럼 접거나 돌리는 제품은 목업도 비싸서 이통사에서 보내주는 수량이 얼마 안 된다”며 “때문에 제품 실물은 삼성전자나 LG전자 체험 매장에서 확인하고, 실제로는 이곳에 와서 싸게 사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날 또 다른 ‘성지’인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도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곳 한 상인은 “LG 윙 문의는 출시 첫날이라 그런지 거의 없고, 가격 조건은 강변과 비슷하다”며 “정책이 좋은 갤럭시S20나 갤럭시노트20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