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LG전자 실적 발표 후 6%·2% 하락…삼성전자도 시장평균 못미쳐
호실적 선반영 따른 차익실현 매물 무게…"중장기 모멘텀 유효, 매수 접근"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 효과 기대를 모았던 대형주가 고전하고 있다. 기대 이상의 실적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선반영됐다는 지적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향후 주가 움직임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 수급 꼬임에 따른 하락세가 조만간 멈출 것이라고 보고 조정 기간 분할 매수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시장에서 LG화학은 전 거래일 대비 1만6000원(2.48%) 하락한 62만8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같은 날 LG전자는 300원(0.33%) 내린 9만1400원에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도 상승세를 멈추고 보합마감했다.
LG화학은 지난 12일 올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58.7% 급증한 9021억원의 영업익을 거뒀다고 밝혔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하지만 LG화학 주가는 실적 발표 당일에 전 거래일 대비 2.89% 하락했고, 14일까지 3거래일 간 6.5% 떨어졌다. LG전자 주가는 지난 8일 올 3분기 영업익이 959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고 발표하자마자 8일부터 4거래일 연속 떨어졌다. 낙폭은 2.0%였다.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하면서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상됐던 삼성전자 주가도 지지부진한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올해 3분기 영업익이 12조3000억원을 시현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3분기의 7조7800억원보다 58.1% 증가한 규모다. 하지만 삼성전자 주가는 잠정실적이 발표 당일에만 0.33% 하락하면서 의외의 흐름을 나타냈다. 이후 12일(1.17%), 13일(0.83%) 소폭 상승반전하긴 했지만 증권사 평균 목표주가인 7만6008원을 20% 하회한 가격에 그쳐있다.
통상 실적상승은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종목들이 뜻밖에 하락세를 나타내는 이유는 일찌감치 실적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등장하면서 주가에 실적 모멘텀이 일부 선반영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12일 하락세로 돌아서기 전인 지난달 29일부터 이번 달 8일까지 LG화학은 6거래일 간 연속 상승했다. LG전자도 주가 하락 직전인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3거래일 연속 뛰었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달 29일부터 이번 달 7일까지 2.9% 상승하면서 호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한 주가를 나타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적 기대감에 상대적 강세를 보여온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기대한 실적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어닝 서프라이즈 모멘텀이 소진돼 실적 발표 당일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적 상승 기대감의 소멸이 주가 하락으로 이어진 건 기관을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대거 등장했기 때문이다. 기관은 잠정실적이 나오자마자 LG화학 주식을 12~13일간 1495억800만원어치 순매도했다. LG전자 주식도 8일부터 13일까지 801억6400만원어치 팔았다. 이어 기관은 지난 8일 삼성전자 매도 물량을 1993억6600만원어치 쏟아내기도 했다.
이외에 한샘도 올 3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7.5% 폭증한 240억원의 영업익을 시현했지만 주가는 실적발표 당일인 13일 6.75% 하락했다. 올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7.4% 상승한 276억원의 영업익을 거둔 한진주가 역시 잠정실적을 발표한 14일 0.22% 떨어졌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주가 약세가 일시적인 조정장세라고 보고 있다. 해당 종목들이 4분기에도 깜짝 실적을 거둘 것이란 기대감이 높은 수준인데다, 쏟아지는 매도물량을 개인과 외국인이 추격매수하면서 하방 지지선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밸류에이션이 낮아진 조정장세에서 주식 가격을 올리지 않고 물량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는 분할매수 전략을 선택해야 한다는 조언까지 등장했다. 물량을 늘려 놓으면 추후 주가 상승 때 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전략에서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은 코나 배터리 화재 사건이라는 불확실성이 발생해 호실적에도 일시적인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4분기에 전지 출하량이 늘어 최대 실적을 다시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가 재평가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모든 사업부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LG전자의 주식가치가 하락하고 있는 부분은 오히려 매력적인 요소로 보이는 만큼 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히려 매력적인 요소로 보이는 만큼 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