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권력형 게이트' 전면 부정
홍익표 "檢수사 결과에 따라 게이트로 갈수도"
당 지도부와 사뭇 다른 의견 밝힌 배경 주목
당 핵심 "그 분, 원래 솔직하게 발언"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3선·서울 중구성동구갑)은 15일 여권 인사 연루설이 불거진 라임·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 "야권 또는 언론에서 문제 제기를 한 것처럼 이것이 권력형 게이트로 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현 단계에서는 아직 금융사기 사건에 준한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원장이자 당 수석대변인까지 지낸 홍 의원이 '권력형 게이트' 가능성을 전면 부정하고 있는 당 지도부와 사뭇 다른 의견을 밝힌 것이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일부 언론과 국민의힘이 별 근거 없이 금융사기 사건을 권력형 게이트로 규정하고 정쟁의 도구로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안타깝다"며 "권력형 게이트란 권력을 가진 사람이 부당한 이익을 취하기 위해서나 불법행위를 도와주기 위해 권력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라임·옵티머스 사건은 금융 사기사건"이라며 "그냥 정부·여당을 공격하기 위해 아무데나 권력형 게이트라는 딱지를 갖다 붙이고 공격소재로 삼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입장은 검찰이 성역 없이 수사해서 전모를 밝히고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처벌받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13일에도 "라임과 옵티머스 건으로 (야당의) 근거 없는 의혹제기, 부풀리기 등을 통한 정치 공세가 도를 넘고 있다"며 "야당의 고질병이 계속되고 있다. 도대체 뭐가 나왔길래 권력형 비리 게이트라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다만 홍 의원은 이날 "권력형 게이트라고 이야기하면 대통령 또는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실세나 친인척이 개입해서 사적 이익을 취하는 게 확인되어야 된다"며 "야당은 이 사건을 (권력형 게이트라고) 주장할 수 있지만, 저는 (권력형 게이트가) 아니라고 이야기도 안 하겠다. (그러나) 현 단계에서 바로 권력형 게이트라고 이야기하기에는 많은 논리적 결함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금 더 사건의 추이를 봐야 되는 것이고, 대통령도 이야기하신 것처럼 청와대나 관계자들이 이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수사에 협조하고 검찰도 빠른 시일 내에 진실을 밝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아직 검찰 수사 결과도 안 나왔는데 (이날 같이 라디오 방송 출연을 한) 야당 의원이 자꾸 권력형 비리라고 이야기를 하니까, 서로 단정적으로 이야기하지 말자는 차원에서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권력형 게이트로 갈 수도 있겠다'라고 한 것"이라며 "현재로선 단순 금융사기 사건처럼 보인다"고 했다.
한편, 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홍 의원의 발언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그 분은 원래 좀 솔직하게 발언하는 스타일"이라면서 "듣는 사람에 따라서 해석의 차이는 생길 수 있겠지만, 방점은 거기(권력형 게이트)에 있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