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서 나훈아 노래 ‘테스형’, 뭉크의 ‘절규’ 등에 빗댄 부동산 정책 평가
임대차법 때문에 ‘자승자박’ 된 홍남기…“정책 불만·불신 극대화”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지난 1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토교통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최근 화제가 된 가수 나훈아의 신곡 ‘테스형’이 영상을 통해 흘러나왔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김현미 국토부 장관에게 “김 장관이 최근 쿠웨이트 국장 장례식에 조문을 다녀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시간에 정부의 잘못된 주택정책으로 상심이 큰 국민들은 나훈아의 신곡 테스형으로 위로를 받았다”며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질타하는 과정에서다.
이날 열린 국감에서는 4년 차를 맞이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평가와 함께 불안정한 주택 시장을 두고, 나훈아의 ‘테스형’ 뿐만 아니라 뭉크의 작품인 ‘절규’까지도 등장했다. 정부의 주택 정책과 집값 상승 등으로 최근 국민이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는 취지에서다.
정부가 23번의 대책을 통해 세금 강화와 각종 규제책을 쏟아냈지만, 서울 집값은 오히려 상승세를 그칠 줄 몰랐고, 정부의 새 임대차법으로 인해 전·월세 시장까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계속됐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모든 말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책의 결과로서 국민들이 불편함을 겪은 점이 있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현재 주택 매매시장은 안정세가 나타나고 있고, 전세시장은 다소 불안하지만 이런 문제가 잘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변했다.
이제 곧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 집값이 안정되고 있으니, 2030세대들에게 지금 집을 사지 말고 조금만 더 기다리라는 정책에 대한 자신감도 변함이 없는 듯 했다.
뭉크의 작품 ‘절규’를 화면에 띄워 놓고 “이전에 ‘서울의 주택 공급은 충분하다’, ‘가격이 떨어지면 그때 집을 사라’라고 이야기 했는데 만약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지금도 똑같이 그렇게 말할 것이냐”라는 김희국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김 장관은 “공급계획이 있기 때문에 기다렸다가 적정가격에 매수하면 빚내서 사는 것보다 부채 문제 등에서 안정적일 것이라는 취지에서 한 말”이라고도 답했다.
하지만 한 달이 멀다하고 쏟아낸 부동산 정책 ‘난사’로 시장의 혼란은 가중됐고, 부작용이 양산되면서, 정책에 대한 불만과 불신도 극대화됐다.
과연 이런 상황이 정부가 말한 주택의 안정화일까. 최근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마저 새 임대차법에 발목이 잡혀 자신의 아파트를 팔지도 못하고, 본래 살던 전셋집은 내줘야 하는 처지라고 알려지기도 했다. 말 그대로 ‘자승자박(자신이 만든 줄로 제 몸을 스스로 묶는다)’이다.
오늘도 정책에 지칠 대로 지친 무주택자, 세입자들은 ‘테스형’을 들으며 마음의 위로를 달래는 수밖에 없다. “아! 테스형, 집값이 왜 이래, 왜 이렇게 주택 문제 힘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