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서 채동욱 만난 경위·주선자 질문에 답변
"만나서 몇 시간 동안 희한한 쓸데 없는 얘기
어떻게 다 기억하나…명확히 부탁은 없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20일 옵티머스 고문인 채동욱 전 검찰총장을 만난 뒤 옵티머스가 추진한 광주 물류센터 사업을 일명 '패스트트랙'으로 도왔다는 의혹을 재차 부인했다.
이 지사는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채 전 총장을 만난 경위와 누가 만남을 주선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캐묻자 "(제3자로부터) 재판이나 정치적인 입지 문제에 대해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 만나보라는 제안을 받아 만났다"고 말했다.
이 지사와 채 전 총장의 만남은 옵티머스 내부 문건을 통해 알려졌다. 문건에는 '채동욱 고문이 2020년 5월 8일 (이재명) 경기도 지사와 면담. (사업의) 패스트트랙(신속) 진행 확인', '(사업) 인허가 시점 9월, 예상 차익은 1680억원' 등 두 사람이 만나 사업 관련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 포함돼 논란이 됐다.
그러나 이 지사는 '채 전 총장을 만나서 물류단지 이야기를 들은 게 있느냐'는 김 의원 질의에 "없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기억이 없는 것이냐, 얘기를 안 들은 것이냐'고 재차 묻자, 이 지사는 "제 기억에 없다. 몇 시간 동안 별 희한한 얘기 쓸데없는 얘기 다 했는데 어떻게 다 기억하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부탁은 없었다"고 했다.
이에 김 의원이 "부탁이 없었으면 다른 게 있었느냐"고 했고, 이 지사는 "다른 건 기억나는 게 없다니까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하루종일 국정감사 기간 동안 청산유수처럼 얘기하다가 이 부분만 기억이 사라지느냐"며 "기억이 없어서 어떻게 도정을 이끄시냐"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채 전 총장과 만난 경위에 대해 "최 변호사(전 총장)는 아니고 다른 분이 같이 만나자고 했다"며 "당시 저의 재판 등 신상 문제나 정치적 입지와 관련해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 만나보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받았다). 정치라는 게 많은 사람을 만나서 얘기를 나누는 게 좋은 거니까, 저는 그렇게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광주 물류센터 사업에 대해 이야기가 있었냐'는 질문에 재차 "들어본 적이 없다니까요", "저도 나이가 이제 환갑인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없어요", "실무자한테나 국장한테 얘기를 했을텐데 그런게 없다니까요"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