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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2020] 추미애 수사지휘 근거 '와르르' 깨졌다


입력 2020.10.23 00:00 수정 2020.10.22 23:31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야당 정치인 의혹 보고 체계가 잘못됐다?

→"첩보 단계에서는 직보하는 경우多"

현직 검사 비위 의혹 수사를 뭉개려 했다?

→"보도로 알았다…10분 내 수사 지시"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의 근거였던 라임 사건의 ①야당 정치인 ②현직 검사 '수사 뭉개기' 의혹에 대해 하나하나 반박했다.


윤 총장은 라임 사건 관련 야당 정치인과 현직 검사의 비위 의혹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수사지휘권을 행사하면서 라임 사건의 핵심 관계자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옥중서신을 인용했는데, 김 전 회장은 서신에서 자신이 야당 정치인과 현직 검사에게도 로비했다고 폭로했다.


그러나 윤 총장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중범죄를 저질러 장기형을 받고 수감 중인 사람(김 전 회장)의 얘기로 검찰총장의 지휘권을 박탈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라고 추 장관을 비판했다.


윤 총장은 먼저 ①야당 정치인 비위 의혹을 덮기 위해 당시 심재철 반부패부장을 패싱하고 보고가 이뤄졌다는 의혹에 대해 "첩보 초기 단계에는 검사장이 제게 직보하는 경우가 꽤 많다"며 "총장이 지시를 내리면 내사를 한다. 이후 특별한 게 나오지 않으면 대검에 보고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통상 '부장검사→지검장→대검 반부패부→검찰총장' 체계로 보고가 올라가지만, 첩보 초기 단계의 경우 보안 등을 이유로 직보하는 경우가 있다는 설명이다. 윤 총장은 지난 5월 당시 송삼현 서울남부지검장으로부터 한 장짜리 서면 보고를 받은 뒤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라임 사건 조사가 상당 부분 진척됐다는 윤 총장의 주장과 달리, 야당 정치인 비위 의혹이 법무부에 보고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나 신성식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은 "입건이나 피의자 소환, 대외적 주거지 압수수색 등 단계에서는 반드시 보고해야 한다"면서도 "사전 보고를 하지 않는 것이 이 정부의 관행"이라고 밝혔다.


윤 총장은 ②현직 검사의 비위 의혹에 대해 "10월 16일 김모 씨(김봉현 전 회장)가 언론사에 편지를 보냈다는 보도로 처음 알았다"고 했다. 라임 사건 수사를 지휘해오다 이날 '정치가 검찰을 덮었다'며 사의를 표명한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도 검사를 상대로 한 로비 의혹은 언론 보도가 나가기 전까지 몰랐다고 했었다.


윤 총장은 "그 보도를 접하자마자 10분 안에 남부지검장에게 철저히 조사해서 접대받은 사람들을 다 색출하라고 지시했다"며 "뇌물죄는 성립이 안 되더라도 김영란법(청탁금지법) 위반일 수 있다. 우리 조직에서 이런 건 무관용이다"라고 강조했다. 심지어 그는 "(철저히 수사하지 않으면) 가을 국정감사 때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얘기까지 했다고 덧붙였다.


윤 총장은 이주형 변호사와의 친분설도 부인했다. 김봉현 전 회장은 옥중서신에서 검찰 출신 이주형 변호사를 통해 검사들 로비를 했고, 이 변호사는 '서초동 아파트 사우나에서 대화를 했다' '문상을 같이 갔다' 등의 주장을 하며 윤 총장과의 친분을 과시했다고 했다. 그러나 윤 총장은 "밥도 같이 한 번 먹은 적이 없다"며 "13년 전 삼성 비자금 특별수사본부에서 한 달 근무한 게 전부고, 그 마저도 팀이 달랐다"고 부연했다.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2020년도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2020년도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날 민주당 의원들은 윤 총장의 태도와 답변을 주로 문제 삼으면서 호통과 고성을 질렀다. 박범계 의원은 "윤석열의 정의는 선택적 정의라고 생각한다"며 시종일관 윤 총장을 몰아세웠다. 윤 총장이 납득하기 어렵다는 태도를 보이자 "자세를 똑바로 앉으라"고 호통을 치기도 했다. 김용민 의원은 '나는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는 윤 총장의 답변을 문제삼으며 "부하가 아니면 친구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동근 의원은 윤 총장을 중심에 두고 그린 '라임 사태 인물 관계도'를 제시하면서 "이 사람들 한동훈·윤석열 사단이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윤 총장은 "참, 영화 <1987> 생각난다. 이게 뭐냐"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자신을 라임 사건에 엮으려 한다는 취지다. 영화 '1987'에서는 공안 경찰 박 처장이 민주화 운동가들을 간첩으로 엮기 위해 인물관계도를 그리는 장면이 나온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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