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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해라, 마이 묵었다"…주호영, 추미애에 사퇴 경고


입력 2020.10.23 10:28 수정 2020.10.23 10:28        정도원 이슬기 최현욱 기자 (united97@dailian.co.kr)

을지문덕이 우중문에게 보낸 시 인용해 압박

"이미 검찰파괴 공 높다…만족하고 그만둬라"

을지 권유 안 따른 수나라는 살수대첩서 몰살

주호영, 추미애 검찰청법 위반으로 고발 검토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을지문덕의 여수장우중문시(與隋將于仲文詩)와 영화 '친구'의 대사를 인용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강도 높게 압박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추미애 장관은 울산시장 선거공작사건 수사 못하도록 막은 일, 환경부 블랙리스트 수사한 사람 전부 내친 일, 권언유착 사건 등으로 이미 정권에 공을 세울만큼 세웠다"라며 "이미 검찰을 파괴하고 정권을 지킨 공이 높으니, 그만하면 만족함을 알고 그만두는 게 좋겠다"고 일침을 가했다.


주 원내대표의 이날 발언은 고구려의 을지문덕 장군이 살수대첩 당시 수나라 장수 우중문에게 보낸 시를 인용한 것이다.


당시 을지 장군은 우중문에게 "귀신 같은 전략은 천문을 다했고, 기묘한 책략은 지리를 통달했도다"라며 "그 공이 이미 높으니 만족함을 알고 돌아가는 게 어떻겠느냐"라고 시를 지어 권유했다.


사실 우중문은 그 때까지 세운 공이 하나도 없었다. 천문이니 지리니 하는 것들도 다 수나라 원정군에 불리한 요소 뿐이었다. 주호영 원내대표가 거론한 △울산시장 선거공작사건 수사방해 의혹 △환경부 블랙리스트 수사검사 좌천 의혹 △권언유착 의혹 등도 모두 추 장관의 제대로 된 '공'은 아니라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


주 원내대표가 이날 을지 장군의 시를 인용한 것은 추 장관이 이쯤에서 사퇴하지 않으면 더 큰 결과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을지 장군의 권유에도 수나라로 철군하지 않은 우중문은 곧이은 살수대첩에서 전멸 당하는 참화를 겪었다.


이날 주호영 원내대표는 "고마해라. 마이 묵었다 아이가"라는 영화 '친구'의 대사도 인용하며, 추 장관을 향해 강력한 사퇴 압박을 가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갑질을 없앤다고 을지로위원회를 만들었는데, 법무부 장관이 법에도 없는 권한을 가지고 검찰총장에게 수없이 갑질을 한다는 게 어제(22일)의 감사 결과로 밝혀졌다"며 "추미애 장관의 이야기대로 (검사들이) '부하'라면, (윤 총장과 박순철 남부지검장) 부하 두 사람에게 들이받히는 수모를 겪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부하들로부터 '당신이 위법'이라며 '사실과 다른 것을 가지고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고 들이받힌 것"이라며 "보통 사람 같으면 부끄러워서라도 박순철 검사장이 아니라 추미애 장관이 그만둬야할 상황"이라고 질타했다.


국정감사대책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주호영 원내대표는 전날의 국감 결과를 바탕으로 추미애 장관을 형사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구체적 사건에 관해서는 검찰총장을 통해서만 지휘하도록 돼 있는데, 아예 (검찰총장이) 수사지휘를 하지 못하도록 배제하는 것은 위법"이라며 "그 점을 검토해서 법무부 장관을 검찰청법 위반으로 고발할지 빠른 시간 내에 결론을 내겠다"고 말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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