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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전액 보증인데…은행 서민대출 금리 천차만별


입력 2020.10.28 06:00 수정 2020.10.27 17:43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중·저신용자 위한 정책 상품…은행 따라 이자율 최대 3%P 격차

코로나 속 어려움 커지는데…100% 보증 대출도 이자율 차등 왜

시중은행별 사잇돌대출 금리 현황.ⓒ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시중은행별 사잇돌대출 금리 현황.ⓒ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신용등급이 비교적 낮은 금융 소비자들을 위한 사잇돌대출 금리가 은행별로 최대 3%포인트 가까이 차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성 대출인 사잇돌 상품은 외부 기관이 전액을 보증하는 만큼 은행이 짊어져야 할 위험이 전혀 없는데도, 이처럼 이자율에 큰 차이가 나는 데에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로 취약 차주들의 어려움이 더해가는 가운데 이들에 대한 공적 대출에서까지 금리 경쟁을 벌이는 은행들의 모습은 적절치 못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신한·KB국민·우리·하나은행 등 국내 4대 시중은행들이 올해 2분기 신용등급 4등급부터 6등급 고객들에게 내준 사잇돌대출의 이자율은 최저 4.34%에서 최고 7.15%로 집계됐다.


사잇돌대출은 신용등급 4등급 이하 차주들에게 1인당 최대 2000만원 한도로 실행이 가능한 중금리 신용대출이다. 사잇돌대출은 사실상 1금융권 대출이 불가능한 중·저신용자들은 비은행권에서 20%가 넘는 고금리로 돈을 빌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에 따라 금융당국 주도로 2016년부터 판매가 시작된 상품이다.


은행별로 보면 우선 국민은행이 4~6등급 신용등급 고객들에게 매긴 사잇돌대출 이자율이 7.09~7.15%로 높은 편이었다. 이어 같은 조건에서 하나은행의 사잇돌대출 금리가 6.27~6.54%로 6%대를 나타냈다. 이밖에 다른 곳들의 신용등급 4~6등급 고객들에 대한 사잇돌대출 이자율은 신한은행이 5.29~5.66%, 우리은행이 4.34~4.65%를 기록했다.


물론 대출 금리를 어느 정도로 정할지는 각 은행이 판단할 수 있는 고유 영역이다. 그럼에도 이처럼 천차만별인 사잇돌대출 이자율에 남다른 시선이 쏠리는 이유는 해당 상품이 갖는 특수성 때문이다.


사잇돌대출은 SGI서울보증보험이 대출금 원금을 전액 보장하는 보증대출 상품이다. 관련 고객들의 부족한 신용도를 SGI서울보증이 메꿔 줌으로써 취약 차주들도 1금융권인 은행에서 돈을 빌릴 수 있도록 하는 구조다. 개인별 대출 규모도 SGI서울보증이 정한 보증 한도 내에서만 이뤄진다.


즉, 사잇돌대출로 인해 은행이 감내해야 할 리스크는 제로에 가깝다는 의미다. 사잇돌대출을 실행한 은행 입장에서는 훗날 고객이 돈을 갚지 못하게 되는 불의의 변수가 생기더라도, 연계 기관인 SGI서울보증의 변제를 통해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외부 기관의 보증이 들어간 대출금에 대해서는 가산금리를 차등 적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결국 사잇돌대출 이자율의 차이는 기준금리와 가산금리 외에 개별 은행들이 따로 매기는 금리가 영향을 주고 있다는 얘기다. 대출 이자율은 각 은행의 업무원가와 각종 비용, 경영전략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돼 최종적으로 산출되는 만큼 차주의 신용도가 동일하더라도 금리가 다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사잇돌대출에 대해서도 은행들이 이런 요인을 적용해 큰 폭의 이자율 차이를 발생시키는 행위는 바람직하게 보기 어렵다는 비판이다. 100% 보증대출의 성격 상 은행이 떠안는 위험이 없는데다, 취약 계층 지원을 위한 상품임을 감안해 더욱 배려가 필요하다는 시선이다. 더구나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서민들이 많아진 상황을 고려하면, 서민형 특수 대출만큼은 수익성보다 금융 지원의 관점을 우선해 접근해야 한다는 해석이다.


당장 사잇돌대출을 찾는 소비자들로서는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최대한 많은 은행의 상품을 비교해 보고 대출을 받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대출을 실행하는 시점에 따라서도 금리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점으로 꼽힌다.


금융권 관계자는 "필요 자금의 규모와 개인의 상황, 실행 시기별로 대출 금리에는 차이가 날 수 있다"며 "사잇돌의 경우 금융 기관에 따라 대출 조건이 별반 달라지지 않는 정책 상품인 만큼, 소비자 입장에서는 여러 은행의 이자율을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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