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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드라이빙센터를 가다] '100억 적자? 고객이 즐거우면 그만!'


입력 2020.11.01 07:00 수정 2020.10.30 10:09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2.6km 드라이빙 트랙서 '풀가속' '급커브' '급제동' 퍼포먼스 체험

BMW 모든 브랜드 보고 만지는 전시공간…온가족 나들이 코스 '딱'

BMW 드라이빙센터 브랜드 전시장 전경 ⓒ데일리안

BMW 드라이빙센터는 BMW 그룹 내에서 트랙과 고객 체험 시설이 한 곳에 자리 잡은 전 세계 유일의 자동차 복합문화공간이다.


총 895억원을 투자해 완성된 센터는 2.6km 길이의 드라이빙 트랙과 오프로드 코스를 비롯한 시승 체험 시설이 마련돼 있으며 지난 25일 오픈 6년 만에 100만번째 고객을 맞았다. 이토록 많은 고객들이 멀리 영종대교를 건너 BMW 드라이빙센터를 찾아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직접 BMW 드라이빙센터 'On-road' 메인트랙 주행 프로그램을 체험해봤다.


이날 주행 프로그램에는 'BMW 320i M 스포츠에디션'이 시승 차량으로 제공됐다. 'BMW 320i'는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30.6kg.m을 발휘하는 2리터 4기통 BMW트윈파워 터보 가솔린 엔진과 8단 스텝트로닉 자동변속기가 탑재됐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7.1초다.



BMW 드라이빙센터 다목적 트랙 주행 모습 ⓒBMW코리아

"브레이크를 발로 차듯이 콱! 밟아주셔야 합니다"

본격적인 트랙 주행에 나서기 전에 '멀티플 코스'에서 몸 풀기 운전에 나섰다. 전문 강사의 인솔에 따라 장애물을 좌우로 선회하는 슬라럼 주행, 급가속, 급브레이크 등을 연습해보며 주행감각을 단단히 익히는 것이다. 연습이 끝나면 총 길이 2.6km의 서킷에 진입한다.


"자, 운전대 정렬되면 다시 한 번 풀가속-"

강사의 무전 지시에 가속페달을 꽉 밟았다. 차내는 진동 하나 없어 평온하기만 했다. 차창 밖으로 빠르게 지나가는 배경과 운전석과 일체가 되는 듯 한 가속감, 바닥으로부터 부드러우면서도 두껍게 '그르릉'거리는 배기음이 차가 시속 120km 도달했음을 실감케 했다.


"앞차와 간격은 유지하지만, 좀 더 과감해지실 필요도 있어요 자신감 가지시고요"

기다리던 직선코스에 돌입하자 다시 힘껏 가속페달을 밟았다. 중력에 몸을 맡기고 자유낙하 하는 것처럼 BMW 320i는 긴 직선트랙을 매끄럽게 질주했다. 어설픈 운전솜씨로 브레이크를 밟고 핸들을 돌려도 차는 유유히 흐르는 물처럼 굽이진 커브 구간을 돌파했다.



BMW 드라이빙센터 서킷 주행 모습 ⓒBMW코리아

"지금까지 잘 하셨습니다, 마지막 한 바퀴 더 돕니다 다시 한 번 가속-"

가속페달을 깊숙이 밟으니 차체가 앞으로 붕- 튀어나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전면 유리창에 비춰진 헤드업디스플레이(HUD)는 말 그대로 '눈 깜박할 사이에' 시속 100km를 돌파했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모두가 BMW의 우월한 퍼포먼스를 인정하는 이유였다.


1시간가량의 주행을 마치고 차를 떠나는 순간은 아쉽기만 했다. 후들후들 다리를 떨면서도 "아 또 타고 싶다" 고 속내를 드러내자 센터 관계자는 "한 번도 안 오신 분들은 있지만, 한 번만 오신 분은 없을 것"이라며 씽긋 웃었다. 차를 좋아하는 고객들이 주로 센터를 찾지만, 차에 별 관심이 없던 이들도 한 번 트랙을 질주하면 쾌감을 잊지 못한다는 것이다.


일반 도로에서는 좀처럼 시도해볼 수 없는 '풀가속', '급제동'을 해보는 만큼 사고가 빈발할 것 같지만 실제 사고 사례는 많지 않다고 한다. 센터 관계자는 "전문 강사의 충분한 지도와 교육 다음에 주행에 들어가기 때문에 설령 사고가 나더라도 차체 측면이 긁히는 수준들에 그친다"며 "몇몇 고객들이 주행 중에 흥분하거나 강사의 무전 지시를 따르지 않을 때 경미한 사고들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는 동안 다른 한 코스에서 브레이크 소음이 '끼익-' 울려퍼졌다. 트랙 한복판에는 분수가 피어오르고, 그 젖은 노면 사이로 미니 쿠페가 달리고 있었다. 외부의 충격으로 주행 방향에 급격한 변동이 생기는 경우, 혹은 물기가 있는 노면에서 바퀴가 미끄러질 경우에 차량을 제어하는 방법을 체험하는 '다이나믹 코스'였다.



BMW 드라이빙센터 '다이나믹 코스' 주행 모습 ⓒBMW코리아

드라이빙 센터는 누구나 메인 트랙 주행을 체험할 수 있는 기본 프로그램 외에도 드리프트, 윈터 드라이빙, BMW그룹 패키지 등 여러 심화학습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가격은 훈련 정도에 따라 3만원부터 200만원까지 다양하다.


예상을 뛰어넘는 가격에 놀랐지만 사실 고객들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이유는 '저렴하기 때문'이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트랙 사용비, 차량 정비 비용, 강습료, 타이어 교체 비용 등을 종합하면 오히려 BMW 드라이빙센터를 이용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실제 드라이빙 센터는 이들 프로그램들을 운영하면 할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라 연간 약 100억원의 적자가 난다고 한다.


장성택 BMW 드라이빙센터 상무는 "손해를 보면서도 센터를 운영하는 이유는 브랜드 신뢰를 쌓기 위한 노력"이라며 "광고에 돈을 들이는 대신, 고객에게 실질적인 체험을 제공함으로써 BMW의 브랜드 가치를 직접 전달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BMW 드라이빙센터는 BMW와 MINI, BMW 모토라드, 롤스로이스 등 BMW 그룹 내 모든 브랜드의 모델들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공간과, 특별한 출고 경험을 제공하는 '딜리버리 존', BMW 코리아 미래재단이 운영하는 '주니어 캠퍼스' 등으로 구성돼 있다. 어린이들은 주니어 캠퍼스, 키즈 드라이빙 스쿨 등을 통해 다양한 놀이를 체험할 수 있어 자녀를 둔 가족 고객에게도 인기가 높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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