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광주 방문한 데 이어 30일 호남行
호남서 지역 순회 첫 현장최고위 개최
TK 출신 이재명 상승세 위협·野 서진정책 견제
李, 집토끼부터 잡고 지지세 확장하겠단 전략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호남행(行)이 최근 부쩍 잦아졌다. 이 대표는 지난 24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광주를 찾아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데 이어 30일에도 호남을 찾아 '지역상생을 위한 지역균형 뉴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다.
전남 영광 출신이자 전남지사를 지낸 이 대표의 적극적인 '호남 챙기기' 행보는 최근 당내에서 가장 강력한 대권 경쟁자인 경북 안동 출신 이재명 경기지사가 차기 대권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이 대표를 앞지르는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민주당 지지층 내에서도 이 지사를 선호하는 비율이 점차 높아지자, 호남에서부터 '이낙연 대세론' 바람을 다시 일으키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 민심(집토끼)부터 잡고 지지기반이 취약한 지역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13∼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상대로 조사해 16일 발표한 결과(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층 내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 대표는 36%, 이 지사는 31%로 집계됐다. 지난 2월 같은 조사에서 이 대표가 52%의 압도적 지지를 확보하고 이 지사가 4%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놀랄 만한 변화다. 8개월 만에 지지율 격차가 48%p에서 5%p로 격감한 것이다.
또 최근 정대철·권노갑 전 의원 등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가신 그룹인 동교동계의 '복당설'이 돌았지만, "없던 일"로 일단 마무리되면서, 호남 민심 이반 우려 등도 고려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대표는 정치부 기자 시절 동교동을 출입했고, 김 전 대통령에게 공천을 받아 정계에 입문한 만큼, 동교동계와 인연이 각별하다. 이 대표는 정 전 의원이 새천년민주당 대표 시절 당시 비서실장을 맡기도 했었다.
이외에도 최근 국민의힘의 적극적인 '서진(西進) 정책'을 견제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도 존재한다. 실제로 이 대표는 지난 24일 광주를 방문했을 때 5·18 진상규명 특별법 및 역사왜곡 처벌법을 당론 채택을 약속했고, 민주당은 27일 의원총회를 열고 국민의힘 보란 듯이 두 법을 당론 입법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보통 유력 정치인들은 정치적 고비가 찾아올 때마다 텃밭을 찾아 힘을 받곤 한다"며 "최근 이재명 경기지사의 상승세가 지속되고 이낙연 대세론이 주춤하면서, 텃밭부터 다지고 세를 확산해 나가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최근 국민의힘이 적극적인 호남 구애 행보를 하고 있는 만큼, 대표적인 호남 정치인으로서 '집안 단속'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 지도부는 30일 오전 광주시의회에서 최고위를 개최해 이용섭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로부터 현안 보고를 받고 예산 확보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지역균형 뉴딜과 관련된 광주·전남 진행 상황도 함께 점검한다. 이후에는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전남 함평군 빛그린산단(자동차 공장 부지)을 찾는다. 오후에는 전북 부안군청에서 최고위를 열고 송하진 전북지사로부터 지역 현안 및 전북형 뉴딜 사업 등에 대해 보고를 받은 뒤 부안 신재생에너지 단지를 방문한다.
이날 호남 지역 현장 최고위에는 이 대표 외에 염태영·양향자 최고위원, 박광온 사무총장, 정태호 전략기획위원장, 한정애 정책위의장, 홍영표 참좋은지방정부위원장, 이광재 K-뉴딜본부장, 오영훈 당 대표 비서실장, 김영배 당 대표 정무실장, 김회재 법률위원장, 신영대·강선우 대변인, 한준호 K-뉴딜본부 대변인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30일 호남권을 시작으로 내달 4일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 11일 충청·강원, 18일 서울·인천, 25일 제주에서 현장 최고위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