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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원희룡 충돌 속…김종인은 '당내 다독이기'


입력 2020.11.02 00:00 수정 2020.11.02 17:00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두 야권 잠룡, '김종인 비대위' 놓고 정면 격돌

홍준표 "'민주당 2중대'로 추락…참기 어렵다"

원희룡 "동의 안해…비대위 흔들 때가 아니다"

김종인, 당내 서울시장 후보군들과 만찬 회동

야권 잠룡 홍준표 무소속 의원(왼쪽)과 원희룡 제주도지사. ⓒ데일리안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겨냥해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목소리를 높이자,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반박에 나섰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변화의 행보를 보이는 등 '리더십 위기'는 출구 수순이라는 분석이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1일 SNS에 "웬만하면 참고 기다리려 했지만, 당이 더 이상 추락하는 것을 참기 어렵다"며 "상임위원장 다 내줘 맹탕 국정감사하고, 경제3법 내주고, 이제 공공의대도 내주겠다니, 당이 추구하는 새로운 길이 '민주당 2중대 정당'이냐"라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이 당에 그렇게 사람이 없느냐"라며 "103명의 국회의원 중 당을 맡아 운영할 제대로 된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다는 말이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대안부재론'을 질타하는 한편 국민의힘 내의 중진의원들을 격동시키는 '양수겸장'의 포석으로 보인다.


그러자 원희룡 지사는 같은날 SNS에 "홍 전 대표가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퇴진시켜야 한다'고 말했지만,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라며 "지금은 비대위를 중심으로 힘을 모을 때다. 흔들 때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원 지사는 "국민과 당원들이 우리에게 묻는 것은 '정권교체할 수 있느냐'는 물음이다. 한마디로 이길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지금 '김종인 비대위'는 패배의 그림자를 지우는 중이다. 시간을 더 줘야 한다"고 감쌌다.


범보수 진영 안팎에서는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고 있지만, 국민의힘 내에서는 현실적으로 '김종인 비대위' 체제로 내년 4·7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치르는 수밖에 없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연합뉴스가 최근 국민의힘 3선 이상 의원 24명 중 20명을 상대로 설문한 결과, 그 중 16명의 의원들이 "재보선이 눈앞에 다가온 시점에서 당내 분열을 초래할 일을 해서는 안된다" "내년 4월까지 비대위 체제를 지속한다는 결정은 국민과의 약속"이라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3선 장제원 의원도 SNS를 통해 "지금 시점에서 '조기 전당대회'를 주장하는 것은 섣부르다"라며 "내년 4월 7일까지 임기를 보장했다면 잘못하는 것은 비판하고 잘하는 것은 격려하면서, 비대위가 올바르게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게 성숙한 민주정당의 모습"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듯 김종인 위원장의 행보에도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김 위원장은 2일 권영세·박진 의원과 나경원·김용태·이혜훈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만찬 회동을 갖는다. 3선 이상의 서울 권역 전현직 의원 및 그에 준하는 당내 인사들과 함께 내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관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눈다는 것이다.


그간 김 위원장은 내년 4·7 보궐선거 및 2022년 대선과 관련해 외부 인사에만 관심을 가질 뿐, 당내 후보군은 평가절하한다는 시선을 받아 불만을 샀다.


만찬 회동에 참석할 인사들은 서울시장 보선에 자문을 할 수 있는 입장에 있기도 하지만, 잠재적인 서울시장 당내 후보군으로도 분류된다. 이러한 인사들과 김 위원장이 만찬 회동을 가지며 교감을 갖는다는 것만으로도 '행보 변화'의 기류가 느껴진다는 분석이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그러한 자리를 자주 만들어서 대화하고 소통하면서 여러 사람의 중지를 모아 당의 나아가야 할 방향을 결정해나가면 좋을 것"이라며 "대안이 없기 때문에 '김종인 비대위' 체제는 유지되겠지만, 혼자만의 리더십으로 빌미를 주지는 말아야 한다"고 바라봤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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