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튼 상대로 2-1 승리, 리그 2위 도약
손흥민 득점 없었으나 유도 작전으로 골 도와
손흥민과 해리 케인의 이타적인 플레이가 그동안 침체돼있던 가레스 베일을 살리는데 효험이 됐다.
토트넘은 2일(한국시간)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1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이하 브라이튼)과의 7라운드 홈경기서 2-1 승리했다.
이로써 6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내달린 토트넘은 4승 2무 1패(승점 14)를 기록, 에버턴을 제치고 2위로 뛰어올랐다. 리그 선두 리버풀(승점 16)과의 격차는 승점 2에 불과하다.
조제 무리뉴 감독은 이날 경기서도 어김없이 해리 케인과 손흥민 중심으로 공격진을 꾸렸다. 케인이 최전방 원톱으로 나선 가운데 2선은 라멜라, 은돔벨레, 손흥민이 구성하는 전술이었다.
전반 초반부터 토트넘의 공격은 매섭게 진행됐다. 전반 3분 손흥민의 롱패스를 이어받은 라멜라가 곧바로 크로스를 올렸고, 쇄도해 들어간 케인이 미끄러지며 슈팅을 시도했으나 아쉽게 상대 수비수 벽에 막히고 말았다.
득점 기회는 계속 됐다. 토트넘은 전반 11분, 케인이 공중볼 경합 도중 상대에 밀려 넘어졌고 주심은 곧바로 VAR을 요청했다. 판독 결과 반칙이 선언됐고 케인이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키며 1-0 앞서갔다.
위기도 있었다. 브라이튼은 후반 들어 동점을 위한 총공세에 나섰고 후반 11분, 램프티가 토트넘 골망을 가르는데 성공했다. 득점 이전 상대의 반칙이 먼저였다는 토트넘의 항의가 이어졌고 주심 역시 VAR를 판독했으나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안방에서의 승리를 놓칠 수 없었던 무리뉴 감독은 후반 25분, 라멜라를 빼는 대신 가레스 베일을 투입시켰다. 그리고 많은 팬들이 기대했던 KBS 라인이 골을 합작해냈다.
베일은 교체 투입된 지 3분 만에 레길론의 크로스를 머리로 연결하며 브라이튼의 골망을 갈랐다. VAR 판독이 필요 없는 확실한 골이었다.
무엇보다 골이 만들어진 과정이 매우 흥미로웠다. 크로스가 나오기 직전, 중앙에 위치해있던 손흥민은 재빠른 움직임으로 니어 포스트를 향해 뛰었다. 손흥민을 전담 마크하던 브라이튼 수비수가 따라가는 가운데, 중앙 수비수 역시 손흥민의 움직임에 한눈을 팔고 말았다.
게다가 파 포스트 근처에 있던 케인 역시 뒤쪽으로 빠져주며 2명의 수비수를 끌어내는데 성공했고 정중앙에 있던 베일이 아무런 마크 없이 슈팅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이른 바 손흥민과 케인의 쌍끌이 저인망 유도 작전이었다.
이와 같은 득점 작업 과정은 앞으로도 엄청난 위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다.
남다른 스피드와 침투 능력이 최고 수준인 손흥민은 상대 수비 라인을 붕괴시키기 위한 아주 효과적인 자원이다. 여기에 타겟맨 역할 소화까지 가능한 케인도 박스 침투 시 1~2명의 수비수가 따라붙는다.
여기서 만들어진 공간에 골 결정력이 탁월한 베일이 침투해 득점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KBS라인의 효과를 극대화시킬 전략, 전술이었다. 무리뉴 감독 의도대로 시나리오가 완성됐고, 이 결승 득점에 힘입어 토트넘은 2위로 도약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