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내 승리 원치 않아 지금 소식 나와"
바이든 "상용화까지 시간 필요…마스크 써야"
파우치 "좋은 소식…효과 지속성 등 검증 필요"
코로나19 백신 개발 가능성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화이자'에 분노의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각)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내가 계속 말해왔듯, 화이자(등 백신 개발 제약회사)는 대선 이후에 백신 개발 소식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앞서 미 제약회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는 공동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효과가 90% 이상이라는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화이자가 이날 발표한 임상 3상 중간결과에 따르면, 개발 중인 백신 후보물질이 코로나19 예방에 90% 이상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90% 효과라니 무척 훌륭한 뉴스"라면서도 "FDA와 민주당이 백신으로 인한 나의 승리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선이 끝나고 닷새가 지나서야 소식이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바이든이 대통령이었다면 백신 개발은 4년 더 걸렸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월 이후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긴급사용승인과 관련해 미 식품의약국(FDA)을 공개적으로 압박해왔다. 대선 전 백신 개발이 어려워지자 '자신의 재선을 막으려는 세력들이 영향력을 행사해 대선 전 백신 개발이 어려워졌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신중론' 바이든, 마스크 착용 당부
'놀랐다'는 파우치, 방역 수칙 준수 강조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은 백신과 관련해 신중론을 펼치며 마스크 착용을 당부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화이자의 중간발표 직후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백신 사용까지는 몇 달이 더 걸릴 것"이라며 "코로나19 백신 승인 절차는 과학적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미국은 여전히 매우 어두운 겨울에 직면해 있다"면서 마스크 착용을 당부했다.
한편 감염병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화이자 발표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방역 수칙 준수를 거듭 당부했다. 파우치 소장은 '느슨한 방역'을 추구해온 트럼프 대통령과 끊임없이 충돌하면서도 방역과 관련해 전문가로서 '할 말은 한다'는 이미지를 쌓아왔다.
파우치 소장은 이날 한 화상 기자회견에서 화이자 백신 효과가 90% 이상이라는 점에 대해 "놀랍다"며 "그렇게 높을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미래를 생각할 때 매우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백신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지, 코로나19 취약계층인 노인은 물론 어린아이들에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