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껏 하라" 일침 놓은 정성호...추미애 "국회가 시정해야 할 문제도"

秋, 답변 태도 지적한 정성호에 조목조목 반박

"장관에게 윽박지르고 모욕주는 것 안 바꾸면

국민 입장에서도 불편함·정치혐오 가질 것"

글 말미엔 "우리는 함께 하기로 한 동지"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2021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참석 의원들에게 인사하며 다가서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추미애 법무장관이 국회에서 자신의 답변 태도 등에 대해 일침을 가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인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편지글을 띄웠다. 추 장관은 정 위원장에게 서운함을 토로하면서 "국회가 시정해야 할 문제도 부정할 수 없다"며 자신의 답변 태도보다는 야당 국회의원들의 자질이 더 문제라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추 장관은 지난 14일 페이스북을 '친애하는 정성호 동지에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한마디 말씀으로 온종일 피곤하셨다니 민망하고 송구하다"며 "예산감시 활동을 조명 받지 못하고 잡음만 조명이 돼 유감이라는 데 대해서도 충분히 공감하고 저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정 위원장이 추 장관의 답변 태도를 지적한 다음날인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원활한 의사진행을 위해 딱 한마디 했더니 하루 종일 피곤하다"며 "내년도 예산의 0.1%도 안 되고 예결위 전체 질의의 1%도 안 되는 특활비(특수활동비) 논쟁만 부각됐다.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심경을 밝힌 것에 대한 반응이었다.

정 위원장은 지난 12일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추 장관이 야당 의원의 특활비 관련 질의가 끝나기도 전에 답변에 나서 설전(舌戰)을 벌이는 일이 반복되자 "질문은 듣고 답하라"고 지적했다. 추 장관은 "그렇게 하겠지만 질문이 모욕적일 경우 위원장께서 제재해 달라"고 하자, 정 위원장은 "그런 (모욕적인) 질문은 없었다" "정도껏 하십시오, 좀!"이라며 역정을 냈다. 이후 정 위원장은 여권 강성 지지자들로부터 욕설·항의 문자 폭탄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추 장관은 "국회 활동을 경험하고 국무위원으로서 자리가 바뀐 입장에서 볼 때 우리 국회가 시정해야 할 문제도 부정할 수 없다"며 "장관에게 고성으로 반복된 질문을 퍼부으며 답변 기회를 주지 않고 윽박지르고 모욕을 주는 것을 바꾸지 않으면 심한 자괴감도 들고 국민 입장에서도 불편함과 정치혐오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개탄했다.

이어 "아무리 검찰총장과 대검을 감싸주고 싶은 야당이라 한들 지나치다"며 "모욕적이고 도발적인 질문인지 아닌지는 처한 입장에 따라 다를 수는 있으나 근거 없이 그저 ‘썼어요? 안 썼어요?’ 하면서 범죄인 다루듯 추궁하는 반복질의가 바람직한 예산심사였는지 아니면 그저 장관에 대한 공격이고 정쟁이었는지 판단에 맡기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없노라'고 도종환 시인께서 말씀하셨듯 흔들리지 않고 이루어지는 개혁이 어디 있겠나. 그 길에 우리는 함께 하기로 한 민주당 동지"라며 "서로 오해가 있을 수는 있으나 모두가 개혁을 염원하는 간절함으로 인한 것이라 여기시고 너그러이 받아 달라"고 당부하며 글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