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시티전 손흥민 득점 때 간접적 지원
경기 후에도 서로가 서로 높이며 절정의 호흡 과시
토트넘 해리 케인이 손흥민 골을 결정적인 승리의 요인으로 꼽았다.
토트넘은 22일 오전 2시30분(한국시각)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터 스타디움서 킥오프한 ‘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9라운드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손흥민-지오반니 로셀로의 골을 묶어 2-0 완승, 첼시(승점18)를 제치고 리그 1위(승점20)로 올라섰다.
‘벤투호’에서 토트넘으로 복귀한 뒤 실시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진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손흥민은 완벽한 몸 상태를 알렸다.
최전방에 해리 케인을 세운 4-2-3-1 포메이션에서 손흥민은 탕귀 은돔벨레-스티븐 베르흐베인과 2선에 배치됐다. 손흥민은 전반 5분이 경과하기 전 선제골이자 결승골을 터뜨렸다.
케인이 순간적으로 미드필드로 이동하며 수비진을 끌고 내려가면서 맨시티 골키퍼와 수비진 사이 공간이 생겼다. 손흥민이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했고, 중원에서 은돔벨레가 수비라인을 넘는 로빙 패스를 했다.
오른발로 안정적인 퍼스트 터치를 한 손흥민은 페널티박스에서 골키퍼 다리 사이를 뚫는 완벽한 마무리로 맨시티 골네트를 흔들었다. 불과 4분 19초 만에 나온 골이다. 손흥민에게는 지난 2016년 12월 아스날전 이후 가장 빠르게 터뜨린 골이다.
지난달 27일 번리전 이후 3경기 만에 리그 9호골(시즌 11호골)을 넣은 손흥민은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제이미 바디(레스터 시티), 도미닉 칼버트 르윈(에버턴·이상 8골)을 제치고 득점 단독 선두에 등극했다.
손흥민은 맨시티전 결승골을 터뜨리며 공식 KOM(King Of the Match)에 선정됐다.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과 케인에게 평점 7.4를 매겼다.
영리한 움직임으로 손흥민 골을 지원한 ‘원톱’ 케인도 찬사를 보냈다. 경기 후 케인은 ‘스카이스포츠’ 등과의 인터뷰에서 “손흥민 골은 훌륭했다. 그 골로 흐름을 잡아 토트넘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손흥민을 치켜세웠다.
KOM은 손흥민이 차지했지만 케인도 이날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손흥민 선제골을 간접 지원한 케인은 후반 20분 로셀소 골을 어시스트했다. 올 시즌 리그 9번째 도움(7골)으로 케인은 이 부문 1위 자리를 지켰다.
손흥민 역시 케인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야말로 '덕분에'다. 골을 터뜨린 뒤 케인이 있는 곳으로 뛰어가 기쁨의 세리머니부터 챙기는 손흥민은 경기 후에도 “케인의 패스가 환상적이었다. 그냥 볼만 따라가면 골을 넣을 수 있었다”는 말로 케인을 치켜세운다.
“이러니 잘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무리뉴 감독 반응이다.
서로가 서로를 높이는 손흥민-케인의 케미는 올 시즌 절정에 달했다. 손흥민-케인은 올 시즌 EPL 최고의 공격 듀오로 꼽힌다. 무려 29골을 합작했다. 프리미어리그 역대 2위다. 첼시의 디디에 드록바-프랭크 램파드가 합작했던 36골에 도전장을 던졌다. 현지 축구팬들도 각종 SNS 등을 통해 손흥민과 케인의 사진을 게재하고 "다이나믹 듀오"라며 드록바-램파드, 티에리 앙리-로베르트 피레스, 세르히오 아구에로-다비드 실바와 비교한다.
득점 1위와 도움 1위의 활약 속에 리그 1위에 올라선 토트넘의 무리뉴 감독은 마냥 흐뭇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