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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뛴다-47] 현대해상, 인공지능에서 경영 해법 모색 속도


입력 2020.11.25 06:00 수정 2020.11.24 16:37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경영 전반 AI 시스템 도입 박차…디지털 혁신 '키워드'

금융 서비스부터 보험사기 예방까지 다양한 활용 주목

현대해상이 경영 전반에 인공지능 시스템을 적용하며 디지털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현대해상

현대해상이 디지털 혁신을 통한 미래 경영 해법 모색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 서비스와 보험사기 예방은 물론 채용에 이르기까지 경영 전반에 인공지능(AI) 시스템을 도입하는 모습이다. AI를 주축으로 한 현대해상의 디지털 실험과 그 결과에 보험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해상이 내부적으로 디지털 강화에 힘을 싣기 시작한 건 지난해 말부터다. 현대해상은 금융권 전반에 걸친 디지털 환경 변화에 대응하려는 목적 하에 2018년 신설한 관련 부서를 지난해 12월 본부로 승격시키며 힘을 실었다. 이를 통해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한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 전략을 추진하는 가운데, 디지털 기업들과의 공동 프로젝트를 통해 디지털 신기술의 보험업 접목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 같은 현대해상의 행보는 경쟁사들의 주목을 받게 됐다. 결정적 계기는 국내 최대 인터넷 플랫폼인 네이버와의 협력 선언이었다. 현대해상은 AI를 기반으로 한 고객 서비스 개발을 위해 지난해 말 네이버와 손을 잡고 공식 업무협약을 맺었다. 현대해상은 AI 연구개발 협력 사업으로 업무 프로세스를 혁신하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네이버와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동시에 성과도 내보였다. 현대해상은 모바일 건강관리 서비스인 하이헬스챌린지를 고객들이 보다 쉽게 이용 할 수 있도록 네이버의 AI 플랫폼인 클로바와 연계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클로바는 네이버의 AI 기술 브랜드로, AI 스피커와 어플리케이션, 지도 등의 비즈니스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AI 기술을 토대로 한 기업 특화 솔루션을 제공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현대해상에서 AI의 활용 영역은 점점 넓어져 가고 있다. 현대해상은 올해 하반기 AI 음성인식과 지능형 대화기술을 접목한 AI 음성봇을 통한 보험계약대출 서비스와 완전판매 모니터링 시행에 나섰다. 국내 보험업계에서 AI 음성봇 보험계약대출 서비스를 공개한 건 현대해상이 처음이었다. 아울러 해당 서비스는 국내 인공지능 분야 대표 스타트업인 마인즈랩과의 공동 작품으로, 앞선 지난해 3월 금융위원회의 지정대리인 과제로 선정돼 이미 혁신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이에 따라 현대해상 보험 가입 고객은 원하는 시간에 실제 콜센터 상담원과 통화하는 것처럼 대출을 신청할 수 있게 됐다. 또 월 1만7000여건에 이르는 완전판매 모니터링에도 AI 음성봇을 도입해 고객이 원하는 때 언제든 AI 상담사와 다수·동시상담이 가능해졌다. 완전판매 모니터링은 신규 보험 계약 체결 시 충분한 설명과 주요 서류 등을 전달 받았는지 확인해 고객의 권리를 보호하는 모니터링 업무다.


이어 현대해상은 보험 계약 관리에도 AI를 접목시켰다. 현대해상은 올해 8월 AI을 적용한 보험사기 예측 시스템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 시스템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제공하는 의료기관 정보에 현대해상이 보유한 보험 정보를 결합한 후, AI가 스스로 보험사기 특징을 학습하고 이와 유사한 특징을 보이는 보험사기 고위험군 대상을 자동으로 선별·탐지하는 머신러닝 기술이 적용됐다.


또 AI에 대한 이해 없이도 직원들이 업무에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보험사기 고위험군으로 선별한 근거를 시각화 리포트 형태로 제공하는 등 사용 편의성도 개선시켜 기존 조사업무 방식 대비 보험사기 탐지 능력을 22배 향상시켰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신입사원 채용에까지 AI를 도입한 모습은 현대해상의 디지털 혁신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또 다른 대목이다. 현대해상은 올해 상반기에 진행한 신입사원 채용에서 온라인 AI 면접 전형을 실시했다. 기존에 면접위원들이 연수원에서 진행했던 1차 대면 면접을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비대면 AI 면접으로 대체함으로써, 서류전형에 합격한 지원자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온라인 면접에 임할 수 있게 됐다. 더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영향으로 인한 지원자의 이동 불편함과 감염 리스크도 최소화했다.


이 같은 현대해상의 AI 활용은 더욱 다양한 방향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특히 보험업계의 경우 여러 디지털 기술 중에서도 AI의 활용도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AI를 둘러싼 현대해상의 남다른 움직임에 한층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그 동안 손보사들의 디지털 채널 활용은 대부분 온라인 다이렉트 보험 등 상품 판매 분야에 제한돼 있던 현실"이라며 "이런 와중 디지털 전환이 금융권에서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는 가운데, 보험업계에서는 고객 편의성 개선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AI 기술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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