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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노사, 임단협 극적 합의…기아차는 파업 시작


입력 2020.11.25 14:34 수정 2020.11.25 14:35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한국GM, 트레일블레이저 미국 수출차질 해소

기아차, 카니발 신차효과 제동…수출물량도 비상

인천 부평구 한국GM 부평공장에서 머리에 띠를 두른 노동조합원이 걸어가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한국GM 노사가 2020년 임금·단체협약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면서 파업의 굴레에서 벗어났다. 반면 기아자동차 노사는 교섭 결렬로 앞으로 파업에 따른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한국GM 노사는 25일 24차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24차 교섭은 지난 13일 시작해 정회됐다가 24일 속개와 정회를 거듭한 끝에 이날까지 3일차에 걸쳐 진행됐다.


잠정함의안에는 사측이 격려금을 포함한 성과급 400만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구체적으로 2020년 일시금 및 성과급을 내달 31일 총 300만원을 사측이 지급하고, 이와 별도로 코로나 위기극복특별격려금을 내년 1분기까지 총 100만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인천 부평2공장에서 생산하는 차종의 생산 일정에 대해서는 시장 수요를 고려해 최대한 연장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사측은 인천 부평1공장 등에 내년부터 1억9000만달러 규모의 투자를 시작할 방침이다.


노사 간 입장 차이가 컸던 임금협상 주기를 1년에서 2년으로 변경한다는 내용은 이번 합의안에서 제외됐다.


노사는 지난 7월 22일 첫 상견례 이후, 25일 잠정합의안 도출까지 총 24차례의 교섭을 가졌다.


노조는 지난달 30일부터 전반조와 후반조 각 4시간씩 부분파업을 진행해 왔으며, 전날까지 파업 일수는 총 14일에 달한다. 당초 이날 오후에도 파업이 예정돼 있었으나 노사 합의 도출에 따라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 시점까지 파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그동안 노조 파업으로 미국향 트레일블레이저 공급 차질과 제너럴모터스(GM) 본사의 투자철회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한국GM은 이번 잠정합의안 도출로 한숨을 돌리게 됐다.


다만 임단협이 최종 타결되려면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가결이 이뤄져야 한다. 노조는 조만간 조합원 찬반 투표를 진행할 예정으로, 투표자의 과반수가 찬성할 경우 임단협 교섭이 최종적으로 타결된다.


기아자동차 소하리공장 전경.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쌍용자동차와 현대자동차에 이어 한국GM까지 임단협 이슈가 해소된 가운데 기아차는 앞으로도 당분간 파업 리스크에 시달려야 할 형편이다.


기아차 노조는 당초 24일부터 예정됐던 파업을 유보하고 사측과 본교섭을 진행했으나 결국 결렬을 선언하고 25일부터 하루 4시간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파업은 27일까지 기아차의 국내 전 사업장에서 이뤄질 예정이며, 이후 쟁의대책위원회(쟁대위)를 열어 파업 지속 여부를 결정한다.


노조는 사측이 임금, 성과금, 단체협약에 관한 추가 제시안을 내놓지 않았다며 교섭을 결렬시키고 파업에 나섰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12만원 인상 ▲지난해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기존 공장 내 전기·수소차 모듈 부품공장 설치 ▲잔업 30분 복원 ▲상여금 통상임금 확대 적용 ▲정년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 요구안 중 임금성 부분에서는 의견이 좁혀졌으나 조합원들의 실질임금에 영향을 미치는 잔업 30분 복원 등 쟁점 사안에서 이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는 지난 2017년 8월 통상임금 소송 1심에서 패소하자 매일 30분씩 하던 잔업을 그해 9월부터 중단했다. 상여금이 통상임금으로 인정되면서 통상임금의 150%를 지급하게 돼 있는 잔업수당 부담이 늘었기 때문이다.


기아차 노조는 잔업 폐지로 근로자들의 임금 손실이 심해지고 있다며 사측에 잔업 복원을 요구해 왔다. 같은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차 근로자들과 비교해 기아차 근로자들이 연간 200만원가량씩 임금 손실을 입고 있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현대차의 경우 통상임금 소송에서 사측이 승소하며 잔업수당 부담이 늘지 않아 기존과 같이 잔업과 특근을 실시해 오고 있다.


하지만 기아차는 잔업을 실시할 경우 현대차의 1.5배에 달하는 잔업수당을 근로자들에게 지급해야 된다. 이 경우 현대차 노조와의 형평성 문제에 직면하는 만큼 쉽게 수용하기 힘든 사안이다.


기아차는 해외 시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서 국내 시장까지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10월 국내에서 1만2093대가 팔리며 미니밴 차급 최초로 전 차종 베스트셀링카에 오르는 등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카니발의 경우 파업으로 공급이 중단되면 신차효과가 크게 반감될 우려가 있다.


니로, 스포티지, 셀토스, 모닝, 쏘울 등 국내에서 생산해 해외로 판매하는 차종들도 생산 차질이 빚어져 수출 물량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실적 악화를 한창 만회해야 할 시기에 파업을 일으킨다면 회사는 물론 근로자들에게도 큰 피해가 돌아갈 것”이라며 “코로나 사태로 생사기로에 놓인 협력사들을 생각한다면 파업은 더더욱 해서는 안될 일”이라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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