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盧 유업'이라며 가덕도 띄웠는데
PK 지지율 하락세·국민의힘은 상승세
민주 26%, 전주 대비 11%↓·野 33%, 5%↑
부산시장 보선, 野후보 당선 여론 높아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부·여당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업(遺業)이라며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부산·울산·경남(PK)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상승세를 탄 모습이다. 심지어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PK에선 '정부 견제 차원에서 야당 후보가 당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PK 유권자가 56%에 달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한국갤럽이 지난 24~26일 전국 성인 남녀 1005명(신뢰 수준 95%, 표본오차 ±3.1%p)을 대상으로 실시해 27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내년 보궐선거에서 야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의견이 PK에선 56%로 나타났다. 여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의견은 29%에 그쳤다. 정부 견제론이 정부 지원론의 두 배에 달한 것이다. 무당층에서도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고 밝힌 응답자가 57%나 됐다.
PK에서 민주당 지지율도 26%를 기록해 33%를 얻은 국민의힘보다 7%p나 뒤졌다. 전주 대비 민주당은 11%p 하락했고, 국민의힘은 5%p 올랐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를 놓고 정치권에선 가덕도 신공항 이슈에 대한 국민의힘 부산 지역 국회의원들의 발 빠른 대응으로 민주당이 '가덕도 신공항 카드' 효과를 톡톡히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 국민적 피로감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 심화, 부동산 정책 실패 등이 작용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PK는 TK(대구·경북)보다는 덜하지만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라며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추-윤 갈등', 문재인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정책 실패로 인한 집값·전월세 상승, 지도부와 갈등이 있었지만 초반에 부산 지역 국민의힘 의원들이 가덕도 주도권 잡기에 나서면서 민주당의 노력이 희석된 점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했다.
국민의힘 부산 지역 국회의원 15명은 지난 20일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해 신속한 공항 건설을 추진하는 내용 등을 담은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공동 발의했다. 26일 '가덕도 신공항 건설 촉진 특별법'을 발의한 민주당보다 일주일가량 앞서 행동한 것이다.
또, 국민의힘 부산시당은 지난 17일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김해공항 확장 계획을 백지화해야 한다는 취지의 검증 결과를 발표한 뒤 매주 가덕도 신공항 관련 간담회를 열고 여론몰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부산과 대한민국에 필요한 제2 관문공항를 만들기 위해 신공항의 추진방향 및 부산 정치권이 해야 할 일에 대해 부산 각 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를 마련했고, 지난 27일엔 가덕도 신공항 접근 교통망과 배후 도시 개발 간담회를 개최했다. 지난 24일엔 민·관·정이 참여하는 '가덕도 신공항 공동 추진단'(가칭) 구성을 제안하기도 했다.
민주당도 가덕도 신공항 관련 본격적인 여론 수렴에 들어갈 예정이다. 당 부산시당 산하에 설치된 '가덕신공항유치특별위원회(위원장 최지은 국제대변인)'는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잠잠해지는 대로 정책 토론회, 전문가 및 가덕도 주민 간담회, 대시민 홍보활동 등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최지은 가덕신공항 특위 위원장은 28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원래 12월 초에 각계 전문가, 가덕도 어민 대표, 부산 시민단체 대표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 계획이었는데,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시작되는 바람에 날짜를 다시 조율 중"이라고 했다. 이어 "가덕도 특별법 통과 이후 신공항 완공까지 시간 단축을 위한 방안 마련과 신공항과 관련된 부산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중앙당에 전달하는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