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정해 말할 수 없다"며 여지 남겨
"북한 경제, 매우 어려운 상태"
보건 당국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사인 아스트라제네카와 계약을 마무리 지은 가운데 통일부가 대북 백신 지원과 관련해 보건 당국과 협의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3일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계약 물량에 대북지원분도 고려됐느냐'는 질문에 "현재 (대북지원 물량) 포함 사실을 알고 있지 못하다"며 "보건·방역 당국과 아직 구체적 협의를 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통일부 당국자는 대북지원 물량 확보와 관련해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며 "확인해보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보건 당국은 아스트라제네카와 협상을 마무리 짓는 대로 전체 계약 현황과 확보 물량 등에 대해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내용은 이르면 다음 주께 발표될 전망이다.
앞서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를 "우리가 많아서 나누는 것보다도, 좀 부족하더라도 부족할 때 함께 나누는 것이 더 진짜로 나누는 거라고 생각한다"며 대북지원 의사를 거듭 피력해왔다.
한편 통일부 당국자는 최근 북한 경제 상황과 관련해 "북한의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를 고려할 때 중국과의 교역이 거의 없다시피 한 상태"라며 "북한 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태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밝혔다.
실제로 중국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가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 북중 교역규모는 170만 달러(약 19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의 2억9000만 달러(약 3183억원)보다 99.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북한 환율이 요동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해 북한 외화 보유 등 '경제 내구성'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의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는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10월 북중 무역액이 과거 양상과 매우 다르다"며 "북한 당국이 수입에 필요한 외화가 고갈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외화가 없기 때문에 환율을 인위적으로 통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역시 "올해 3월 이후 북·중 교역액이 줄곧 1억 달러(약 1100억원)를 넘지 못하다가 급기야 10월에 약 200만 달러(약 22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며 "북한 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태"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