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 예상 뒤로 하고 4년 65억에 두산 잔류 선택
다른 FA들도 허경민 액수에 따라 상향 조정 가능
대형 FA들 가운데 가장 먼저 계약에 완료한 선수는 두산 잔류를 택한 허경민이었다.
두산은 10일, 내야수 허경민(30)과 FA 계약을 마쳤다고 발표했다. 조건은 계약기간 4년에 계약금 25억원, 연봉 40억원 등 총액 65억원이다. 여기에 4년 계약이 끝난 뒤에는 3년 20억원의 선수 옵션 조항이 있다.
계약을 마친 허경민은 “프로 입단 후 베어스 일원으로 자부심을 느끼며 경기를 뛰었다. 영광스러운 계약 조건을 제시해 준 구단에 감사드린다”며 “마냥 기쁘기보다는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 매 경기 내 자신을 채찍질하며 뛰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A급 FA로 평가받았던 허경민의 계약으로 이제 다른 선수들의 협상 역시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허경민의 액수가 이른바 ‘기준점’으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선수들은 허경민과 비슷한 조건(나이, 성적)의 최주환, 오재일, 정수빈이다.
이들 모두 두산 왕조의 밑거름이 됐다는 뚜렷한 공이 있고 큰 경기 경험을 두루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다른 팀들이 군침을 흘릴 만한 자원이다.
두산 입장에서는 허경민에게 거액의 베팅을 했기 때문에 나머지 선수들을 붙잡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일단 허경민에게 60억 이상의 많은 돈을 안겼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 역시 기준점을 높게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면서 FA 시장에 다시 불이 붙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허경민은 지난 4년간 9.98의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스탯티즈 기준)라는 다소 아쉬운 성적을 냈다. 무엇보다 코너 내야수로 장타력이 부족하다는 약점도 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형 계약을 따냄으로써 잭팟을 터뜨리는데 성공했다. 두산 출신 선수들은 물론 FA 재자격을 얻은 이대호, 최형우, 차우찬 등도 이를 근거로 자신의 몸값을 한 층 더 높여 부를 게 분명하다.
두산은 허경민을 최대 7년간 묶어두게 되면서 당분간 3루수 걱정을 하지 않게 됐다. 그리고 65억 원이라는 숫자가 FA 시장에 광풍을 다시 불러올 촉매제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