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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과 포옹’ 올해의 선수 김세영, 아름다운 각축 예고


입력 2020.12.21 08:31 수정 2020.12.21 08:54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LPGA 세계랭킹 1위 놓쳤지만 올해의 선수상 수상

고진영, 마지막 대회 우승..완전한 상태로 돌아와

김세영 ⓒ 뉴시스

역전 우승을 허용했지만 김세영(27)은 고진영(25)과 포옹하며 2020시즌을 마무리했다.


‘세계랭킹 2위’ 김세영은 20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클럽(파72·6556야드)에서 펼쳐진 2020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최종 대회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로 고진영에 5타 뒤진 공동 2위에 머물렀다.


3라운드까지 ‘세계랭킹 1위’ 고진영에 1타 차 앞선 1위를 달리던 김세영은 4라운드 11번홀에서 치명적인 보기로 흔들렸다. 승부사 고진영은 김세영이 보기를 범한 뒤 12번홀부터 3개 홀 연속 버디를 낚았다. 사실상 승부를 가른 연속 버디다.


마지막 18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내 완벽한 마무리를 한 고진영의 우승이 확정되자 김세영은 다가가 포옹을 나누며 축하했다. 1년 4개월 만에 통산 7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린 고진영은 세계랭킹 1위를 굳건히 지켰다. 환호하는 고진영을 뒤로하고 미소를 머금고 돌아섰지만, “세계랭킹 1위를 차지하기 위해 온힘을 쏟겠다”고 말했던 김세영 표정 어딘가에 아쉬움이 묻어났다.


김세영이 세계랭킹 1위에 의욕을 보인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10월 KPMG 여자 PGA챔피언십 제패로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경험한 김세영은 "메이저대회 우승은 오랜 꿈이었다. 메이저 챔피언이 되어서 정말 행복하다"면서 "메이저 우승은 내게 자신감을 준다. 도쿄올림픽 금메달 목표는 올해 이룰 수 없게 됐는데 세계랭킹 1위는 꼭 차지하고 싶다"고 강한 의욕을 드러낸 바 있다.


그때만 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뒤늦게 LPGA투어에 합류한 고진영의 '세계랭킹 1위' 타이틀을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지난달 펠리컨 위민스 챔피언십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면서 김세영의 세계랭킹 1위 등극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 프로 데뷔 때부터 키워온 꿈이 이루어지는 듯했다.


고진영 ⓒ LPGA

김세영이 승승장구하는 사이 고진영도 지난 시즌의 샷 감각을 되찾아가고 있었다.


고진영에게 시즌 첫 LPGA 투어였던 펠리컨 챔피언십에서는 공동 34위에 그쳤지만, VOA 클래식에서 5위로 뛰어 올랐다.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에서는 공동 2위로 올라서며 극적으로 최종 대회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출전권을 따냈다.


고진영은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던 김세영을 끌어내리고 기어코 우승을 차지하며 최정상 랭킹도 수성했다. ‘디펜딩 챔피언’ 김세영으로서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는 대회다. 유력했던 상금왕 타이틀도 놓쳤다.


비록 김세영은 세계랭킹 1위 타이틀은 품지 못했지만, 더 큰 영광인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다. 김세영은 이번 대회 2위로 올해의 선수 포인트 12점을 확보(총 118점), 박인비(총 112점)을 제치고 생애 첫 올해의 선수상을 차지했다.


김세영은 LPGA와의 인터뷰에서 “4라운드가 조금 아쉽긴 하지만 잘 치렀다. 진영이에게 축하의 말을 전하고 싶다”며 “롤렉스 올해의 선수상은 너무 원하던 것 중 하나다. 기쁘다. 오프시즌이 짧으니 잘 준비해서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세 국면에서 주춤할 수밖에 없었던 고진영은 완전한 상태로 돌아왔고, 올해의 선수가 된 김세영은 고진영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한 달 휴식기에 들어가는 LPGA 투어는 2021년 1월 21일 미국 플로리다주 레이크 부에나비스타에서 막을 올리는 다이아몬드 리조트 챔피언스 토너먼트로 2021시즌을 맞이한다. 미국에서 펼쳐질 고진영과 김세영의 아름다운 각축은 벌써부터 팬들을 설레게 한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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