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컵 우승 차지한다면 역대 최초 5회 우승
펩 과르디올라와의 라이벌 구도도 자존심 자극
이번 시즌 EFL컵 우승 구도가 조제 무리뉴 감독의 의도대로 흘러가고 있다.
토트넘은 24일(한국시간) 베트365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021 잉글리시 풋볼 리그컵(카라바오컵)’ 스토크시티와의 8강전서 3-1로 승리하며 준결승행을 확정했다.
이로써 2018-19시즌 이후 2년 만에 EFL컵 준결승에 오른 토트넘은 대진표 추첨에 따라 수월한 상대인 브렌트포드(2부 리그)와 만난다. 토트넘이 이 경기서 승리하면 결승전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 승자의 맞대결로 이뤄진다.
풋볼 리그 컵은 잉글랜드 축구서 다소 ‘계륵’과 같은 존재로 치부된다. 1부 리그부터 4부 리그까지 프로 자격을 갖춘 팀만 참가가 가능한 EFL컵은 시즌 초반부터 토너먼트를 시작해 2월말 결승전을 끝으로 일정을 마무리한다. 올 시즌에는 관중 입장의 가능성을 열어두기 위해 내년 4월에 개최한다.
강 팀들 입장에서는 시즌 초중반에 일정을 치러야 하고 유럽 클럽 대항전 일정까지 겹치기 때문에 EFL컵에 주력하지 않는 경우가 상당하다. 따라서 1.5군 또는 2군 선수들을 출전시키기 일쑤이며 혹시라도 계속 승리를 거둬 4강까지 올랐다면 그때부터 타이틀 획득을 위해 전력을 다한다.
그러나 EFL컵을 전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이가 있으니 바로 무리뉴 감독이다. 무리뉴 감독은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뛰어든 뒤 첼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거치며, 이 대회를 결코 소홀히 한 적이 없다.
올 시즌도 마찬가지다. 토트넘은 이번 스토크 시티와의 8강전서 주전 공격수인 해리 케인을 선발 출전시킨데 이어 손흥민까지 후반 시작과 동시에 투입시켜 승리 열망을 불태웠다. 토트넘이 크리스마스 후 박싱데이 일정에 돌입하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기용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무리뉴 감독은 개인 통산 5번째 리그컵 우승을 위해 가용 가능한 모든 자원을 투입시켰고, 뜻대로 승리를 거뒀다.
만약 토트넘이 이번 시즌 리그컵 트로피를 들어 올린다면 무리뉴 감독은 이 대회 역사를 쓰게 된다.
먼저 알렉스 퍼거슨, 브라이언 클러프를 제치고 최다 우승 단독 선두로 나선다. 현재 무리뉴 감독은 이들과 4회 우승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다만 3개 클럽서 리그컵을 들어 올린 첫 번째 감독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를 수 있다.
맨체스터 시티의 우승을 저지해야 한다는 숙제도 있다. 맨시티의 수장 펩 과르디올라는 현재 리그컵 3연패를 이끌면서 단숨에 무리뉴 감독을 턱밑까지 쫓아왔다. 이번 시즌도 맨시티가 우승한다면 과르디올라 감독과 무리뉴 감독의 우승 횟수는 같아진다. 라이벌 입장에서 결코 허락할 수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