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증상을 보이고도 숨기고 비행기를 탔다가 결국 기내에서 쓰러진 확진자에게 심폐소생술을 해 준 남성이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과 CNN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행 여객기에 탑승했던 토니 알다파는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갑자기 쓰러진 한 남성에게 심폐소생술을 시도했다.
여객기가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로 회항하는 약 1시간 동안 그는 다른 두 명의 승객과 번갈아 가며 쓰러진 남성의 가슴을 누르는 등 심폐소생술을 계속 이어갔다. 세 명의 승객의 도움을 받은 남성은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당초 쓰러진 남성의 사인은 심장마비로 추정됐었다.
하지만 21일 루이지나애주 게리 시비타오비치 검시관은 이 남성의 사망원인이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호흡부전"이라고 발표했다. 항공사 측은 코로나19로 숨진 승객이 비행기에 탑승했을 때 작성한 기록표에 코로나19 증상 '이상 없음'으로 체크돼 있었다고 밝혔다.
해당 승객은 정황상 비행기 탑승 절차에서 코로나19 증상을 숨기고 '이상 없음'으로 체크한 뒤 비행기에 올랐던 것으로 보인다. 해당 승객의 아내는 남편이 쓰러진 뒤 남편이 미각과 후각 상실 등을 포함한 코로나19 증상이 있었으며 기저 질환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호흡곤란으로 쓰러진 남성을 도왔던 알다파는 다음날 극심한 피로감, 두통, 몸살, 기침 등의 증상을 보였다. 토니는 두 차례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으나 모두 음성이 나왔다. 하지만 기침, 피로감 등 코로나19 증상을 계속 보여 지난 22일 오전 다시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알다파는 자신의 SNS 계정에 "코로나19 감염 의심자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고 있었지만 생명을 구하는 게 먼저였다"라며 "누군가가 죽는 것을 멍하니 앉아서 지켜볼 수만은 없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심폐소생술은 당시 그 환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었다"라며 "나는 사람들을 돕는 것을 좋아하고, 10번 중의 10번 다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다. 이것이 내 인생"이라고 CNN을 통해 말한 바 있다.